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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그녀는 답하고는 잠옷을 들고 샤워실로 갔다. 그녀의 좋은 기분은 저녁까지 이어졌고 잠 자기 전에 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소지민과 톡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소지민한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강신이 나랑 같은 반 된다는 소리 들었을 때 완전 멍해진 걸 네가 봤어야 하는데." 강진우는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고 외국어책을 반쯤 보았는데, 고인아가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는 순간 흥미를 잃었다. 고인아는 또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강신은 자기가 도망 못 간다는 걸 느낀 거야, 하하하." 그녀가 웃고 있는데 누군가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고인아는 텅 빈 손바닥을 보고는 휴대폰을 빼앗은 남편을 보며 눈에 분노가 차서 말했다. "강진우, 뭐 하는 거야! 아이스크림도 빼앗더니, 휴대폰도 빼앗는 거야?" 강진우는 휴대폰을 등 뒤에 놓고 질투를 참고 그녀를 품에 안고 최대한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이사할래?" "싫어!" 그녀는 지금 화가 났기에 지금 이사하자고 하면 당연히 안 한다고 했다. 게다가 본가에서 사니까 매일 아무 걱정도 없고, 같이 놀아주는 사람도 있어서 아주 좋았다. 강진우는 목젖을 움직였고 아래에 있는 고인아를 보며 한참 생각하더니 심호흡하고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연남 별장에서 살래?" 그가 전에 연남 별장에서 살 수 있는 여자가 진짜 자기가 인정한 여자라고 했었다. 그가 고인아를 초대했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모두 알 것이었다. 하지만 초대받은 사람은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 "싫어." 강진우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고 조금 전까지 다정했던 눈빛에 한기가 가득했다. 고인아는 강진우한테 연남 별장이 뭘 의미하는지 몰랐고 그가 연남 별장에서 혼자 컸다는 사실은 더욱 몰랐다. 그녀는 그저 그 이름이 들어본 것처럼 익숙할 뿐이었다. 강진우는 호흡이 가빠졌고 고인아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침대에 혼자 두고 떠났다. 고인아는 남편이 어디 가든 관심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조금 전 빼앗겼던 휴대폰으로 계속 소지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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