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고인아가 아버지가 입을 열려고 하는데 고인아의 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강진우, 와서 밥 먹어."
...
밥을 먹고 나서 강진우는 고인아한테 부모님과 얘기 나눌 시간을 주었고 오후가 되자 고인아를 데리고 떠났다.
떠날 때, 고인아는 조수석에 앉아 창문을 열고 백미러로 문 어구에 서 있는 부모님이 점점 멀어지는 걸 보았다.
고인아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빈번하게 손으로 눈을 비볐기에 옆에 있던 강진우는 그걸 눈치챘다.
그는 속도를 올려 힐스 가든을 떠났고 하얀색 건물이 보이지 않아서야 고인아는 창문을 닫았고 강진우는 속도를 늦추었다.
강진우가 물었다.
"너 평소 집에서도 말이 그렇게 많아?"
"그건 아니야. 네가 처음 우리 집에 갔고 우리 부모님도 사위를 처음 만나는 건데. 와이프이고 딸인 내가 가운데서 말 안 하면 쌍방이 다 어색할 거야."
강진우는 여자애가 자신을 "와이프"라고 하는 걸 처음 들었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보았는데 마치 어린애가 자기를 어른이라고 하고, 어른이 옆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나한테 시집온 와이프 맞잖아.'
"오늘 고마웠어."
결혼한 3일 동안, 두 사람은 처음 다정하게 얘기를 나눴다.
고인아는 옳고 그름이 명확해서 예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녀의 예의는 그럴만한 사람한테만 갖추는 것이었다.
오늘의 강진우는 그럴 만했다.
"내가 어젯밤에 한 말 안 들은 줄 알았네."
강진우는 침을 삼켰다.
"내가 알아볼게."
"진작에 그렇게 말하지, 그럼 내가 어제 일찍 잤을 텐데. 두 시간이나 귀찮게 하지 않아도, 쫓겨나지도 않았을 거잖아."
강진우는 운전하며 또 그녀를 힐끗 보았다.
'듣자 하니 지금 내가 자기 자는 걸 방해했다고 이러는 거야?'
그들은 다시 강씨 가문 본가로 돌아왔다.
부부는 서로 나쁘지 않게 시간을 보냈는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여기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을 보게 되었다.
구유아가 또 온 것이었다.
'어르신 낯빛이 굳어진 게 안 보이나?'
고인아와 강진우는 같이 서 있었고 그녀는 머리를 강진우 쪽으로 기대고 말했다.
"나 의리 있어, 오늘 날 크게 도와줬으니까 나도 도와줄게, 걱정 마."
강진우는 머리를 돌려 키가 작은 어린 와이프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어린 와이프는 머리를 들고 힘 있게 눈을 깜빡였다.
"내가 하는 걸 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거실 소파로 갔다.
"아버님, 저희 왔어요."
강진우 아버지는 일부러 하품하며 말했다.
"나 피곤해, 인아가 안주인이니까 네가 손님 대접해."
"안주인"이라는 말을 들은 구유아는 낯빛이 변했다.
'어르신이 또 내가 진우랑 미래가 없다고 말하려는 거네.'
고인아는 구유아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필요없어, 내가 갈 수 있어."
강진우 아버지는 집사의 부추김을 받으며 계단을 올랐다.
고인아는 강진우 아버지가 간 걸 확인하고는 뒤돌아 구유아를 쳐다보았다.
'예쁘게 생겼네, 그런데 화장이 너무 진해, 향수 냄새도 진하고. 강진우가 이런 스타일 좋아하네.'
그녀의 눈빛은 구유아한테는 가시와 같았고 수치스럽게 그녀를 찌르는 것 같았다.
그녀가 일어서 말했다.
"고인아, 진우는 너 안 사랑해."
"알아."
그녀는 구유아를 가리키며 강진우한테 말했다.
"아버님 안 계시니까 데려가."
그러고는 손을 젓고는 기분 좋게 뒤돌아 계단으로 올라갔다.
잠깐!
그녀는 순간 몸을 돌려 보았는데 강진우의 수심이 깊은 검은 눈동자와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