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4장
이윽고 차문이 열리더니 웬 4,50대로 보이는 여자와 스물댓 되어보이는 소박한 옷 차림의 두 여자가 내려왔다.
꽈배기 머리를 하고 있는 여자 아이는 체크 무늬 셔츠에 너무 빨아 무릎이 다 닳은 청바지, 그리고 꾀죄죄한 신발을 신고 있었다.
고연화가 천천히 두 사람을 응시하며 앞으로 다가갔다.
어딘가 낯이 익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떠오르지가 않았다.
고연화가 다가오자 중년의 여자가 원망섞인 눈빛으로 고연화를 쏘아봤다.
“고연화 넌 걱정 없이 잘만 사는구나! 우리 딸 이 꼴로 만들어놓고!”
보아하니 모녀 사이인 듯한 두 사람이다.
“죄송한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지금 와서 모른 척 한다고 네가 저지른 죄가 씻겨내려가진 않아!”
곁에 있는 고연화의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줄곧 고개를 푹 숙인채 흐느끼는 것마냥 어깨를 이따금씩 들썩였다.
고연화는 여전히 덤덤해 보인다.
“제가 저질렀다는 추악한 짓이라는게 뭔지 자세히 얘기해 주실래요?”
대체 그게 뭔지 정말 궁금해졌다.
그러자 중년의 여자가 눈을 부라리며 고연화를 빙 돌아 앞으로 다가가려 했다.
“결혼까지 했는데 너 말고 너희 시댁 분들한테 얘기해야지!”
그러면서 할머니 앞으로 가려는 두 사람을 고연화가 막아섰다.
“제가 벌인 일이라면 당사자인 저한테 얘기 하셔야죠. 제가 다 책임 질거니까요.”
“너랑 얘기를 해? 그때 우리 집에서 손해본걸 네가 무슨 수로 갚아? 비켜!”
사사로운 일로 할머니께 민폐를 끼치기 싫었던 고연화가 다시 한 번 앞을 막아섰다.
“찔리는 거 없으면 비켜서! 이 분들 할머님께 얘기하려는거 막지 말고!”
고백천이 갑자기 다가와 고연화를 끌어내며 다시 모녀에게 말했다.
“허씨 가문 할머님이세요. 가문에선 가장 명망 높은 연장자시니 억울한건 어르신한테 직접 얘기해요! 어르신이라면 분명 도와드릴 테니까!”
그 틈을 타 고연화에게서 벗어난 모녀가 달려가 털썩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다.
허윤진이 그 모습에 본능적으로 팔을 벌려 할머니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당신들 뭐하자고 이래?”
그러자 중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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