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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문이 닫히자, 상상의 여지는 더욱더 커졌다… 고개를 숙인 허태윤은 시가에 불을 붙이며 벽에 기대 연기를 뿜었다. 뿌연 연기가 자욱했다. …… 룸 안, 일렉소리와 무드등이 뒤썩이며 떠들썩하고 시끄러웠다. “연화 선배, 졸업한 다음에 무슨 일할 예정이에요?” 비록 거리는 아주 가까웠지만 그래도 가끔은 문우진이 크게 외쳐야만 옆사람이 들을 수 있었다. 후배의 질문을 들은 고연화는 몸을 바로 하며 소리 높여 대답했다. “아직 결정 못 했어! 근데, 문우진 넌 이번년도 졸업생이 아닌데, 왜 여기 있어?” 문우진은 조금 부끄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게… 제 친한 친구 몇 명이 졸업생이라서 저도 불렀거든요…” 고연화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문우진은 특별히 그녀를 위해 온 것이었다. 연화 선배가 졸업하고 나면, 앞으로는 얼굴 한 번 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는 고연화를 3년간 짝사랑해왔다. 대학교 입학하면서 처음 고연화를 본 순간부터 단 한번도 마음이 바뀐 적 없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 드디어 용기를 내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지만 선배는 그의 고백을 거절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호 선배가 아직 솔로이기만하면 그에게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연화 선배, 제가 한잔 따라드릴게요! 앞으로 어디서 일하든 전 언제나 선배를 목표로 따라갈게요!” 문우진은 술 두 잔을 들어 한 잔을 고연화에게 건넸다. 색이 예쁜 칵테일을 건네받은 고연화는 웃으며 말했다. “딱히 날 목표로 할 필요는 없어. 넌 그저 널 위해 노력하면 돼, 파이팅!” 유리잔이 부딪치며 나는 맑은소리가 시끄러운 일렉 소리에 묻혀버렸다… 고연화는 웃으며 잔을 들었고, 예쁜 술이 입에 닿기도 전에 갑자기 나타난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술잔을 몰수했다. “여자애는, 밖에서 함부로 술을 마시면 안되조.” 고연화가 고개를 들자 허태윤의 진지하고 차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의외라는 생각도 잠시 이내 기분이 안 좋아져 미간을 찌푸렸다. “아저씨, 아직도 안 간 거예요?”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짜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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