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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두 사람의 행동은 딱 보도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았다. 비록 친밀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친밀해 보였다. 허 대표가 꺼내준 건가? 진부진이 믿기지 않는 얼굴로 열심히 추측했다. “너… 너 설마 내연녀가 본처 쫓아내고 자리 들어찬 거야?” 고연화는 고개를 들어 오만하게 옆에 있는 남자를 쳐다봤다. “아저씨, 저 사람이 나보고 내연녀라는데! 알아서 해요!” 마치 어린이가 집안의 어른에게 고자질하는 듯한 모양새는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졌다.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쳐다보던 허태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런 뒤 시선을 들어 올린 그는 차갑게 진부진을 쳐다봤다. “누가 내연녀라고? 다시 한번 말해보시죠?” 진부진은 잔뜩 긴장한 채 목을 움츠렸다. “어… 아닙니까?” 정시후가 진지한 얼굴로 다가와 말했다. “실례지만 고연화 씨는 저희 대표님과 정정당당하게 결혼하신 아내분이십니다. 딱 한 명뿐인 사모님이죠.” 뭐라고? 진부진은 놀러 멍해졌다. 그렇다면… 전에 그가 본… 고연화와 허 대표가 차에서 안고 있던 것도, 고연화가 허 대표와 사석에서 식사를 했던 것도 애인이라서가 아니었다고? 두 사람이 합법적인 부부였었다니! 모든 게 전부 어긋나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완전히 망해버렸다. 이번에 진짜 허 대표 사모에게 밉보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번에는 허세를 떠나고 고연화를 A 회사에서 해고하기까지 했었다… 시골 출신의 고연화가 제1가문의 허 씨 가문 도련님의 아내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진부진은 원래 자신이 한 잘못이면 기껏 해 봤자 열댓 보름 정도 갇히고 말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허 대표와 그 사모에게 밉보인 것을 알게 되니 평생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옆에서 두 경찰이 잡고 있지 않았다면 진부진은 지금 바로 머리를 조아렸을지도 몰랐다. “허 대표님, 사모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몰랐어요… 진짜로 이런 건 줄은 몰랐어요…” “제발 부디 넓은 아량으로 저 좀 봐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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