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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장

강준영이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힘없이 쓰러져 있는 동생을 붙잡으며 물었다. “찬아! 왜 이래 갑자기!” 벌써 얼굴이 백지장같이 하얘진 강찬양이 이마에서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미간을 꽉 찌푸렸다. “형, 아파......” “어디가 아픈데!” “배......배가 너무 아파......” 강명훈과 하선빈 역시 후다닥 달려와 아들의 상태를 살폈다. 그 와중에도 강명훈은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이야? 맹장염인가? 집 안에 있는 의사 어서 불러와!” 하선빈은 어쩔줄을 몰라하며 정신이 몽롱해져 있는 아들을 흔들어댔다. “찬아! 찬아 이게 무슨 일이야! 엄마 놀래키지 말고 좀 일어나 봐!” 고연화가 환자를 마구 흔들어대는 한심한 하선빈을 밀어내고 무릎을 꿇은채 강찬양의 맥박을 짚어보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집에선 해결 못하겠어요! 아저씨, 구급차 불러줘요!” 고연화가 말하기도 전에 허태윤은 벌써 다 그럴줄 알았다는듯 휴대폰을 꺼내 구급대에 연락을 취했다. 어르신이 수심 가득한 눈으로 말했다. “찬이 왜 저러나? 방금까지 멀쩡하던 애가......” 할머니도 갑작스런 돌발상황에 호흡이 딸리신듯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찬이......” “어르신, 구급차 곧 올거니까 찬이 도련님 별일 없을겁니다!” 곁에 있던 하인들이 어르신 두 분을 부축하고 등을 어루만져주며 안심을 시켰다. 마침 집 근처에 있던 대학병원에서 몇 분도 되지 않아 구급차를 보내왔다. “구 집사, 얼른 할아버지 할머니 진정시켜 드려요! 더는 무슨 일 생기면 안 되니까!” “네 도련님! 걱정 마십시오!” 강준영은 구영수에게 일을 맡기고는 같이 구급차에 올라탔다. 좁은 구급차에 다 탈수 없게 되자 강명훈은 운전기사를 불러 자차로 하선빈, 강현월과 함께 그 뒤를 따랐다...... 충격에 휩싸인 두 어르신은 하인들의 부축을 받아 진정제를 드시러 방으로 갔다. 급박한 상황에서 고연화는 대신 인사 전해달라며 하인에게 말을 전하고는 허태윤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남자가 운전대를 잡고는 고연화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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