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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장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안 금지 구역 중 하나인 만월이의 방문이 활짝 열려져 있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엔 멍하니 손에 오르골 상자를 들고 앉아있는 고연화가 보였다. 강현월의 말에 고연화도 그제야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올려다 보는데...... 그때, 강현월이 또 한번 소리를 질렀다. “언니! 그거 우리 언니 오르골 상잔데 왜 이렇게 됐어요! 우리 언니가 어릴때 제일 좋아하던 오르골 상자였다고요!” 고연화는 강현월의 터무니없는 소리에도 딱히 놀라는 기색없이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그런게 아니에요.” 놀란 표정으로 고연화에게서 오르골을 확 낚아챈 강현월은 산산조각난 모습을 마치 처음 보기라도 하는것처럼 말했다. “어떡해! 진짜 망가졌나 봐요!” 그리고는 뒤돌아 강준영을 보며 잔뜩 주눅 든 표정을 하고 말을 이어갔다. “오빠 미안해! 언니한테 쥬스라도 가져다 주려고 내려간 사이에 언니가 여길 들어와버렸어! 게다가 만월 언니가 제일 좋아하던 오르골까지! 다 내 불찰이야 오빠, 절대 연화 언니 탓하지 마!” 오빠가 실종된 강만월이 묵었던 방에 누군가 들어오는걸 극도로 싫어함을 누구보다 잘 알던 강현월이었다. 앞전엔 하인 한 명이 부주의로 커튼을 밟아 레이스 실밥이 떨어져 나간것에 분노하며 당장에서 벌을 내리기도 했었기에 굳이 자물쇠로 걸어잠그지 않아도 누구 하나 함부로 들어갈 엄두를 못냈던거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이 방은 그때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게 줄곧 못마땅했지만 오빠의 아픈 손가락을 건드릴순 없으니 단 한번도 이 곳에 있는 물건들을 만질 엄두도 못 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고연화를 희생양으로 앞세웠던거다. 강만월의 최애인 오르골 상자를 ‘망가뜨린’ 고연화는 제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 한들 오빠의 호된 꾸지람을 피해갈순 없겠지! 완전히 뿌리 뽑을순 없겠지만 이 정도 참교육만으로도 만족한다! 강준영은 방으로 들어와 강현월의 손에 들린 깨진 오르골 상자와 산산조각난 곰모양 유리장식을 번갈아 보더니 그저 한숨만 푹 내쉬었다.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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