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고연화는 고개를 들어 여사님을 발견하자 멈칫하더니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어떻게 여기 오셨어요…”
여사님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 허윤진은 손을 허리에 짚은 채 욕을 퍼부었다.
“고연화 씨, 아직도 뻔뻔하게 할머니라는 호칭이 입에서 나와요? 우리 허씨 가문은 그쪽처럼 바람이나 피우는 저급한 여자를 받아줄 수 없거든요!”
강찬양은 드디어 분을 풀었다는 후련한 표정으로 허윤진과 함께 큰소리를 쳤다.
“고연화 씨, 현장까지 이미 다 들켰는데 이제 가식은 그만 떨죠?”
고연화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그들과 쟁론할 힘이 하나도 없었다.
탁지헌은 옆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과 창백한 얼굴의 고연화를 번갈아 바라봤다. 예상하지 못한 그들의 관계에 그는 놀란 것 같았지만 이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그는 고연화를 잘 일으켜준 뒤 일어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허씨 가문 여사님이시군요. 여사님께서 방문하시는데 사람을 시켜 귀띔이라도 주시지. 여사님께서 오시는 걸 알았더라면 제가 직접 마중을 나갔을 텐데요.”
허윤진이 또 콧방귀를 뀌며 끼어들었다.
“미리 알려드렸으면 이런 불륜 현장도 잡지 못했겠죠. 게다가 저희 할머니께선 당신 같은 사람 마중은 전혀 필요 없으시거든요!”
탁지훈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그저 덤덤하게 악설을 퍼부은 허윤진을 흘긋 바라보다 무시하고 계속 매너 있고 침착하게 여사님에게 설명했다.
“여사님, 연화 씨가 몸이 좀 안 좋다고 해서요. 그냥 여기서 잠시 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까 화장실에 가고 싶대서 일어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했거든요. 그래서 전 그냥 연화 씨를 부축해 준 것뿐이고요.”
강찬양은 옆에서 그의 말을 비웃었다.
“연화 씨? 호칭이 참 애틋하네요. 우리가 그쪽 말을 믿을 것 같아요? 몸이 안 좋긴, 다 핑계지 뭐. 남자랑 여자가 단둘이 밀폐된 공간에서 무슨 짓을 하려고!”
탁지헌의 요염한 눈매가 강찬양을 향했다. 얼굴의 미소는 눈빛까지는 닿지 못한 것 같았다.
“강씨 가문 작은 도련님은 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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