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6장
방금 머릿속으로 정리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아수라장이 됐다. 고연화는 조용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다시 정신줄을 가다듬고 카드를 내려한다......
이때, 허태윤의 투박하고도 기다란 손가락이 방금 고연화가 내려던 카드를 꾹 누르고 대신 다른 한 장을 내놓는다!
깜짝 놀라는 고연화다. 허태윤이 내놓은 카드대로라면 승산이 더 높아질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고연화는 방금 전까지 자신을 거들떠도 보지 않던 허태윤이 왜 갑자기 나서서 도와주는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그를 바라본다.
두 쌍의 눈이 드디어 마주치는 순간이다......
허나 남자는 쌀쌀맞은 표정으로 윽박지른다.
“나 봐서 뭐해요? 카드 봐야지!”
“......”
참 나, 왜 성질이야!
어찌됐든 아저씨가 다가와 알려준건 호의에 의한 행동이었으니 감동받고는 고맙단 인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저렇게 말하니 감동이 파사삭 사라진다!
고연화는 입을 삐죽 내밀고 미간을 찌푸린채 영 불만스럽다는 표정으로 다시 카드를 들여다 본다!
남자의 행동은 예상밖이긴 했지만 그리 놀랍진 않았다.
여택과 육경배는 서로 눈을 맞추며 눈썹을 으쓱대기만 할뿐 별 말이 없다.
허나 탁지훈은 실눈을 뜨고 복잡한 심정으로 허태윤과 고연화를 번갈아보는데......
자기가 아무리 애를 써서 꼬셔보려고 해도 끄덕없이 덤덤하고 표정 한 번 바뀌지 않던 애송이는 허태윤의 등장만으로도 씩씩거리며 귀여운 얼굴을 일그러 뜨리고 있다.
탁지훈은 어떻게 해도 볼수 없는 표정들 말이다.
......
허태윤의 도움 아래, 고연화는 순리롭게 게임을 헤쳐갈수 있었다.
가끔 허태윤은 직접 카드 배열을 바꿔주며 고연화에게 뭘 유념해야 할지 귓속말로 귀띔해주기도 했지만 고연화는 매번 그의 말투 속에서 달콤한 숨소리와 제법 큰 압박감을 느낄수 있었다.
지금은 게임에서 이기는게 중요했던 고연화도 싫은 소리 없이 허태윤의 말에 따르곤 했다.
또 몇 바퀴가 흐른뒤, 여택은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입을 연다.
“태윤아, 옆에서 조용히 보는게 군자의 태도인걸 모르나?”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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