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3장
고연화도, 허태윤도 아닌 집사 오백현이 그만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던거다.
이렇게 오랜 세월 살면서 저렇게 평범한데 자신감 넘치는 여자는 처음이다!
오백현은 머쓱한듯 목청을 가다듬더니 간신히 웃음을 삼킨다.
“켁! 죄송합니다! 도련님, 전 두 분 저녁 식사 잘 돼가고 있는지 보고 올게요......”
허태윤은 이내 고설아를 같잖은 듯 흘겨보며 말했다.
“당신이 내 부인이랑 견줄만한 데가 어디 있다고? 인성이며 지식이며 이미지까지 ㅇ디 하나 우리 연화 씨 머리카락 하나에도 미치는게 있어요?”
고설아는 크나큰 타격을 입는다. 고연화같이 질투나게 예쁘진 않아도 그 정도로 꿀리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 아니면 어떻게 연예인 노릇이라도 하냔 말이다!
고연화는 늘 저렇게 어정쩡하고 별로인 옷만 입고 다니면서 거지 티를 팍팍 내는데 그게 뭐가 좋다고!
류예화는 내키지 않는듯 고설아 곁으로 다가가 편을 들어준다.
“허 도련님, 이러시는게 어딨어요? 도련님이 저희 집에 예물 보내셔서 저희 딸이랑 결혼하신다 해서 예식장까지 마련했던거잖아요! 결국 도련님이 안 오시는 바람에 저희는 친척 친구들한테 웃음거리가 됐다고요! 책임 안 지시면 안 되죠!”
허태윤이 차가운 눈빛으로 엄마라고 자칭하던 중년여자를 흘겨본다.
“고씨 가문엔 딸이 하나밖에 없나요? 허씨 가문에서 보낸 예물이 애당초 작은 딸에게 보내진거라는 가능성은요?!”
말문이 막혀버린 류예화다.
고씨 가문 딸이라고 하면 당연히 친딸인 고설아밖엔 생각 안 하고 있었지, 누가 저런 시골 촌애를 떠올린단 말인가!
허태윤은 품에 안긴 애송이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귀 옆에 있는 잔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지금 이 순간, 이 곳 바닥을 밟고 있는것조차도 부인 친정댁이라는 명분 덕이었다는걸 잊지 마시죠! 만약 제 부인을 늘 이런 식으로 대해온거라면 멀리 나가지 않겠습니다. 연화 씨는 당신들 같은 친정 식구 필요도 없을거니까요. 오 집사! 보내드려!”
오백현이 얼른 주방에서 나와 일꾼들과 함께 그들을 ‘배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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