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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장

고연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느릿느릿 거실 쪽으로 걸어가며 미소를 띤다. “고 선생님, 고 부인님, 오랜만에 뵙네요.” 고 선생님? 말문이 막히는 호칭에 고백천이 더욱 눈쌀을 찌푸린다.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뭐가 어쩌고 어째?” 고연화는 세 사람과 멀리 떨어진 1인용 소파에 앉아 하인이 건네주는 아메리카노를 홀짝 마시더니 그제야 고개를 든다. “고 선생님이라 부른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성이 고씨 아니세요?” 고백천과 피 한방울도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뒤로는 ‘아빠’라는 두 글자를 입 밖에 꺼내려 하지 않는 고연화다. 고백천은 친부가 아니거니와 어릴때 그녀를 시골로 보내버리고는 전혀 관심도 주지 않았으니 아빠라는 두 글자가 어울릴리가 없다! 고백천은 당최 곱게 보이지가 않는 작은 딸을 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훈육하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고연화! 사모님 됐다고 본을 잊진 마! 네가 어떻게 사모님이 됐는진 네가 제일 잘 알겠지!” 고연화는 눈썹을 치켜들더니 불안한듯 눈을 파르르 떤다. “제가 어떻게 사모님이 됐냐고요? 고 선생님 다 아셨어요?” 고백천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고설아가 먼저 앞다투어 말한다. “아빠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이 다 알았지! 고연화! 세상에 몰래 할수 있는건 없어! 자신이 저지른 잘못만 인정하면 용서해줄지도 모르지!” 고연화가 씨익 웃어보인다. “날 용서해줘? 설아 언니, 내가 뭘 건드렸는데 우리 집까지 와서 날 용서해준다드니 봐준다느니 하는거야?” ‘우리 집’이란 세 글자가 비수가 되어 고설아에게 꽂힌다. 자기것이어야 할 물건을 뺏긴 기분이 그는 고설아다. “너희 집? 뻔뻔하게 그런 소리가 나와? 분명 내 집인데!” 류예화가 여린척하며 고백천 곁에 바짝 기댄다. “연화야, 너 애가 어쩜 그러니! 애초에 허씨 가문에 시집 올건 우리 설아라는거 다 알고있어! 이젠 숨겨봤자 소용없다! 얼른 무릎 꿇고 아버지한테 용서 빌고 언니한테도 사과하렴!” 고연화는 뭔가 생각난 듯 실눈을 뜨더니 물었다. “근데 어떻게 아셨어요?” 궁금함에 물어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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