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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장

강준영은 허리를 꼿꼿이 펴더니 몸을 앞으로 숙이며 두 손 깍지를 껴 무릎 앞에 놓고는 진지하게 말한다. “그 전에 제가 먼저 고 아가씨께 몇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고연화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네, 물어보시죠.” 강준영이 첫 질문을 내던진다. “그저께 밤, 한강 가신거 맞나요?” 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인다. “맞습니다, 한강에 갔었어요.” “그럼 당시 왜 한강엔 가셨죠? 기분이 별로여서 바람이나 쐴 겸 간건가요?”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린다. “제 기분이랑 사건이 무슨 관련이 있죠?” “당연히 관련 있죠. 고 아가씨, 피하지 말고 솔직하게 질문에 답하세요.” 고연화는 당시 그 복잡한 심정을 떠올리며 얼버무리며 말했다.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바람 쐬러 간 것 뿐인데요,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 강준영은 입꼬리를 스윽 올리며 말한다. “그날 밤은 마침 제 여동생이 돌아온 날이기도 했어요. 허나 남편인 허태윤 씨가 오래동안 알고 지낸 여동생을 위해 만월 가든을 꾸며줬었죠. 그때 아가씨도 만월 가든에서 이 모든 장면들을 목격했었어요, 맞나요?” 허태윤이 천천히 빨대로 물을 마시며 고연화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핑크 튤립으로 물든 만월 가든과 커다란 선물 상자에 나와 허태윤에게 와락 안기던 그 날의 강현월을 떠올리며 고연화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꾹 다물었다. “아가씨 왜 말이 없으세요? 그 날 남편이 다른 여자를 위해 세기의 로맨틱 이벤트를 준비한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건가요?” 강준영은 나긋한 말투를 유지했지만 그 속엔 강한 압박이 섞여있었다. 고연화는 강준영 뿐만이 아닌 또 다른 날카로운 눈빛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걸 눈치챘다..... 그녀는 잠시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거두고 담담하게 강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당시 저도 만월 가든에서 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근데 그게 어때서요?” 강준영의 격식을 차린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갑자기 몸을 일으킨다. “그러니 그 순간부터 내 동생을 적으로 여기고 질투심에 복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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