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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8장

윤서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면 지성은 그게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 딸이면 공주님으로 떠받들어 키울 거고 아들이어도......아낌없는 사랑을 줄 거다. 그 생각에 지성이 픽 웃음을 흘렸다. 윤서가 낳은 아이를 그가 안 좋아할 리 있나. 상대가 거기까지 앞서나갔을 줄 꿈에도 모른 채, 윤서는 여전히 투덜대고 있었다. “진짜 짜증 나, 증거만 아니면 여기 오지도 않았지. 이젠 갈수록 입맛이 떨어져요, 아주머니 솜씨로도 구제가 안 된다니까요.” “그렇다면서 아직도 안 나와? 혼자 거기 하루 종일 있을래?” 윤서가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 “여기 왔어요? 나 데리러?”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걸어간 윤서는, 문 앞에 세워진 익숙한 차를 보고 저도 모르게 생긋 웃었다. “미리 말하지, 그럼 밥도 안 먹고 나왔을 텐데! 지성 씨랑 같이 먹는 게 백배 천배 나아!” “아빠 피하려고 나랑 밥 먹으러 가는 거야?” 차창을 통해 윤서는 편해 보이는 지성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녀가 차에 올라타는 동시에 전화를 끊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성을 바라봤다. “오늘은 뭐 먹으러 가요?” “나 만나서 한다는 말이 고작 그거야? 우린 데이트하러 가면 안 돼?”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날마다 맛집 탐방을 데리고 다니는 바람에 윤서는 지성만 봤다 하면 이런 질문을 건넨다. “밥 다 먹고 영화 보러 가자, 응?” 윤서가 제 배를 어루만졌다. “아직 여기가 텅 비었는데......” 그 말을 증명해 주기라고 하듯, 윤서의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 젓가락질을 세 번도 못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성이 부드럽게 입매를 끌어 올렸다. “가자, 고양이.” 몸을 틀어 안전벨트를 매는 사이, 윤서의 두 볼이 발그스레 달아올랐다. 데이트를 이어갈수록 둘의 감정도 서서히 짙어지고 있었다. 물론 윤서는 이게 데이트라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성에게 다가갈 때마다 뜀박질하는 심장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젠 빠져드는 그 감정을 내버려두기도 한다. 지성은 윤서가 신경 쓰는 게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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