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4장
“두 사람 아직 어색한 거 못 봤어?”
“엄마 눈엔 서로 좋아하는 거밖에 안 보였어.”
“거짓말하지 마. 둘 사이에 감정 없다는 거 알아.
나윤서도 되는데 나라고 왜 안 돼?”
화연이 한숨을 내뱉었다.
“넌 내 딸이니까 당연히 어떤 남자한테든 다 어울린다고 생각해.
근데 지금 상황을 봐, 넌 때와 장소도 모르고 밥상머리에서 그런 말을 했어.
아빠도 별말 없는데 네가 왜 배지성더러 자주 오래? 말이라도 새나가면 넌 평생 시집 못 가!”
“난 배지성이랑 결혼할 건데?
엄만 지금 이 편한 생활이 익숙해져서 그때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었나 보네.
배지성이랑 결혼해야만 나윤서 짓밟을 수 있어. 그래야 엄마 대신 분풀이 해줄 거 아니야?”
화연이 거듭 말렸음에도 예린에겐 여전히 지성이 유일한 목표였다.
그렇다면 엄마인 화연이 윤서를 자주 오게 하라고 성호에게 말해야 하는 걸까.
같이 오진 않더라도 지성은 분명 윤서를 데리러 올 거다. 시간이 흐르면 한두 번은 마주칠 수 있겠지.
화연이 또다시 땅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오늘에야 다 큰 자식은 부모 말 안 듣는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체감했다.
배지성이 사위가 된다면 물론 좋겠지만, 가시방석 같은 식사가 끝나고서야 그의 장모가 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느꼈다.
손을 잡고 차에 오르자마자 윤서는 지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지성이 무감한 표정으로 한마디 던졌다.
“할 줄 아는 말이 그것밖에 없어?”
“아, 그, 미안해요.
나 찾으러 오지만 않았어도 이런 난감한 일은 없었을 거예요.”
“집안사람들 때문에 난감해?”
지성의 반문에 윤서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동안 아빠가 벌써 얼마나 난감하게 했는데요, 가끔은 지성 씨 볼 낯이 없을 정도라고요......”
“그래서 오늘 나한테 말도 없이 혼자 온 거구나.”
분명 사실을 담담히 읊조리고 있었지만 윤서는 그 중에서 지성의 불만을 알아챘다.
“평범한 가족들처럼 편히 밥 한 끼 먹는 거면 당연히 데리고 갔죠.
근데 봤잖아요, 지성 씨 얼마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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