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2장
윤서의 단호한 태도에 성호의 얼굴도 따라서 우그러졌다.
“지성이는 입도 안 열었는데 네가 왜 나서서 말을 끊어? 그게 딸이 아빠한테 할 태도야?”
지성이 없었으면 윤서는 당장이라도 아빠와 언쟁을 벌였을 거다.
하지만 그가 있는 이상, 이런 모습을 보여주긴 싫었다.
어서 빨리 식사를 끝내고 그와 함께 나가고 싶을 뿐이다.
지성의 집에서 밥을 먹을 때의 편안함과 달리, 정작 제 집에선 기분이 엉망이다.
어쩜 이리도 하늘과 땅 차이일까.
“이거 봐, 딸 시집보냈더니 며칠 만에 팔이 밖으로 굽네.
지성아, 대체 우리 딸한테 뭘 한 거야. 너한테 속아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잖아.”
“아빠, 지성 씨가 언제 날 속였다고 그래.
끝없이 돈만 요구한 건 우리 집이잖아, 지성 씨가 한 소리 하는 게 어때서?”
윤서가 급급히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지성의 앞에서 기피하고픈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탓에 성호의 낯빛은 말이 아니었다.
그가 식탁을 탕 내리치며 일어나 윤서의 따귀를 때리려 할 때였다.
훨씬 빨랐던 지성이 먼저 그의 어깨를 억세게 붙잡았다.
“말로 하시죠, 식사 자리에서 이러시는 거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지성의 악력은 성호의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슈트핏만 보면 운동은 자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한 손으로 붙잡고 그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은 건 지성이었다.
윤서가 난처해지는 걸 보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식사 끝난 거 같으니 각자 돌아가시죠.”
윤서의 손을 잡은 지성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떠나려 했다.
뒤에 있던 성호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이게 말이 되나!”
화연이 부랴부랴 그를 달랬다.
“젊은 애들이 그런 예절을 어떻게 알아.
금방 결혼해서 꿀 떨어지는데 꼭 윤서한테 손찌검을 해야겠어? 그러니까 지성이가 못 봐주지.
당신한테 주먹 휘두르지 않은 걸 감사히 여겨. 진짜 윤서 사랑하기라도 하면 지성이 제대로 화낼지도 몰라, 우린 아직 저 집안에 기대는 처지잖아!”
예상치 못하게도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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