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지연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려보니 허태윤이 긴 다리를 휘적이며 2층의 유리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지연우의 말처럼 호리호리한 몸매에 곱슬머리인 여성이 그를 뒤따르고 있었다.
“신경 안 써도 돼요.”
고연화는 시선을 거두며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입을 열었다.
“외숙모, 아니, 남편이 밖에서 다른 여자랑 밀회하는 데 신경을 안 쓴다고요?”
지연우는 허태윤의 아내인 고연화보다 그녀가 더 크게 화를 내는 이상한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네. 그냥 놔둬요.”
고연화는 무심하게 한마디 하고는 계속 빨대로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양다리를 걸친 쓰레기 남자 친구한테 농락당한 데다 술 때문에 취기가 오른 지연우가 이런 상황을 목격하고도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안 돼요! 외숙모, 외숙모가 삼촌을 그냥 놔둔다면 제가 대신 불륜 현장을 적발할게요! 흥! 결혼까지 해놓고 딴 년이랑 바람을 피우다니, 저 진짜 외삼촌한테 크게 실망했어요!”
지연우는 주먹을 불끈 쥐더니 씩씩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고연화는 그녀를 막고 싶었지만, 막무가내인 그녀를 미처 막지 못했고 위층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됐어. 아무렴 찾아가면 또 어때. 아저씨도 자신의 친 조카딸을 어쩌지야 못하겠지.
고연화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저씨를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차피 형식적인 결혼일 뿐이었고 밖에서 어떻게 놀든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고연화는 한가롭게 좌석에 몸을 기대며 현란한 네온 등 속에서 서로를 탐색하고 있는 남녀들을 관찰하다가 몰려오는 피곤함에 눈을 비볐다.
지연우가 아니라면 지금쯤, 배불리 점심을 먹고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그때 윤호철이 몇몇 수행원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걸어왔다.
“보스, 왜 연락도 없이 오셨어요? 매니저가 보스를 보자마자 저한테 달려와서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보스 온 줄도 모를 뻔했잖아요!”
이 술집은 신양 그룹 산하의 유흥업소였고 윤호철이 이 술집의 사장으로 있었다.
고연화는 윤호철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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