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5장
“네 옆에 있어야 할 건 나야.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지성은 잠시 제 무릎 위에 놓인 청하의 손에 정신이 팔렸다.
“어렸을 때 우린 누가 잘못하든 다 이렇게 용서를 구했었지.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넌 여전하네.”
지난 기억을 꺼낸 지성을 향해 청하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억하는구나?
우리 그때 얼마나 행복했어, 나윤서는 이런 사소한 습관 같은 거 알아?
모르지, 나만 알잖아. 그러니까 내가 네 짝이야!”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난 마음을 굳혔거든.
이젠 나윤서랑 결혼했고 우린 부부 사이니까 더 이상 이렇게 그 여자 상처받게 하는 행동은 하지 마.
아무리 너그럽다 해도 네가 이러는 거 보면 질투할 거야.
집 가면 나도 난처해질 거고.”
그 말을 하는 지성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있었다.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
더는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던 청하가 벌떡 일어나 지성을 내려다봤다.
“기 쓰고 그 여자랑 결혼하겠다는 거야?”
“결혼하겠다는 게 아니라 벌써 했어.
윤청하, 진작 현실을 직시했어야지. 우린 더 이상 그때로 돌아가지 못해.
네가 그 선택을 한 순간부터 모든 게 다 변했다고.”
“결국 넌 날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거잖아? 다 큰 남자가 속이 왜 이리 좁아?”
청하의 성격을 몰랐으면 지성은 기가 막혀 웃음을 터뜨렸을 거다.
속이 좁다니, 그럼 배신당하고도 너그럽게 청하를 받아들여야 했다는 건가?
평범한 사람인지라 그는 결코 이런 관대함을 베풀지 못한다.
그동안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로 연락을 유지한 건 둘 사이에 얽힌 것들이 많아 그가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윤서가 최고의 구실이 됐다.
“윤청하, 적어도 넌 알아야지.
너야말로 세상에서 날 탓할 자격이 제일 없는 사람이란 거.
난 선택할 기회를 줬는데도 넌 끝까지 딴 사람을 택했어.
다시 돌아온 것도 배연 그룹 규모가 날따라 커져서잖아.
우린 진작 어긋난 사이야, 난 두 번은 틀리지 않아.”
지성은 말하는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다.
청하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