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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2장

“너 빼고 웃기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어. 네가 널 이렇게 깎아내리고 있잖아, 나가서 배지성 만나게? 만날 수나 있을까? 만나면 또 어쩌려고? 그 전에 상황 파악부터 제대로 해! 네가 그동안 배지성 마음을 어떻게 붙잡았는데? 다정하고 따뜻해서가 아니야? 지난 기억마저 사라지면 너야말로 완전히 승산을 잃는 거라고.” 결국 청하가 멈춰 섰다. 차 키를 든 손을 바들바들 떨던 그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언니, 나 헛수고 한 거 아닐까? 난 지성이 때문에 고군분투했던 해외에서 돌아왔는데 정작 그 사람은 딴 여자랑 결혼했대. 심지어 그게 누군지도 몰라, 난 왜 이렇게 쓸모도 없지...... 지성이는 날 마음에 두기나 한 건가? 아니면 지난 모든 게 내 환상이었던 거야?” 민희가 얼른 청하를 소파에 앉혔다. “무슨 그런 생각을 해. 배지성이 어떻게 했는지 우리가 다 알아, 진짜 널 아꼈잖아. 아니면 해외나 국내 공연에 한 번도 빠짐없이 왔겠어? 네 열성팬도 그렇게는 못 해! 잘 생각해 봐, 국내 들어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거 맞아? 다른 여자 나타난 적도 없고?” 청하가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큰일은 없었어, 내가 확신해. 대신 지난번에 기사 뜬 걸 지성이가 알아차렸을지도 몰라. 나한테 묻지도 않고 바로 법무팀 내세웠잖아. 분명 크게 화났을 거야. 여자는 진짜 없었는데......” 이때, 청하가 하던 말을 덜컥 멈췄다. “누구 있구나? 너 생각난 거지, 그렇지!” 청하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그 여자야, 걔 빼고 배지성이 내 앞에서 딴 여자 칭찬한 적이 없거든.” “진정해, 이젠 상대도 알아냈으니까 상황에 맞게 대처해 보자.” 민희가 질문을 이어갔다. “어느 여자야? 집안 조건은 어때?” “내가 지성이한테 남겨준 자리 가로챈 여자 있잖아. 그 여자가 나씨 집안 큰딸이더라고, 진짜 웃기지. 난 그냥 단순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첫 만남부터 연회에 배지성 초대한 것까지 다 그 여자 계획인 거 같아. 속내도 잘 모르겠고 만만한 상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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