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8장
“기자 노릇으로 어느 세월에 빚을 다 갚겠어요!”
씁쓸하게 웃는 윤서와 달리 지성은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직장 바꾸라고 강요라도 했나?
당신더러 돈 갚으라고 한 적 없을 텐데.
영상 유출돼서 이미지까지 깎인 상황에 와이프 구박한다는 소리까지 듣게 하려고요?”
윤서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래도 저희 집안에서 빌린 거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전 아빠가 그 집안을 돈주머니로 여기지 않길 바라요.
계산은 정확히 해두는 게 좋잖아요.”
어째서인지 윤서는 지성의 입에서 와이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두 볼이 뜨거워 났다. 분명 이런 경직된 관계인데도 말이다.
그 뒤로 지성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빨개진 얼굴의 윤서만 남겨둔 채.
부잣집이라는 건 알았지만 정작 지성의 집에 다다른 윤서는 충격에 빠져 감탄사를 내뱉었다.
윤서의 본가 역시 거대한 저택이었으나 지성의 집 앞에선 새 발의 피일 뿐이었다.
어쩐지 그가 꽁꽁 숨긴다 했더니.
지성은 차에서 내린 윤서를 보고 미간을 와락 구겼다.
그가 성큼성큼 곁으로 다가왔다.
“내가 차 안에서 했던 말 잊지 마요.”
“아, 죄송해요. 처음 뵙는 자리라 익숙지 않아서요.”
그러면서 윤서가 조심스레 지성의 팔짱을 꼈다.
“이게 싫으면 옷깃 잡을게요.
다정하게 보이라고 했는데 각자 갈 길 가면 안 되잖아요?”
뜻밖에도 지성은 바로 윤서의 손을 잡았다.
“좀 자연스럽게 하면 안 되나.
지금은 누가 봐도 내가 억지로 시키는 거 같은데 가족들이 눈치채지 않겠어요?”
“......아, 네.”
예상대로 크고 힘 있는 지성의 손은 윤서의 손을 완전히 포갰다.
지성 역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슨 손이 이리도 작은지, 뼈가 없는 듯 나른하기만 하다.
손을 잡고 대문까지 걸어갈 때도 윤서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성의 부모님 모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며느리의 첫 방문인 만큼 그들 역시 상당히 신경 쓰이는 모습이었다.
윤서는 예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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