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6장
“준영 씨가 준비한 걸 할머니가 모르시겠어? 그럼 나 성의 없다고 생각하실 거야.”
수작업으로 손수 만든 걸 드리고 싶지만 그건 할머니에겐 너무 “저렴한” 게 아닐까.
그들과 같은 상류사회 인사들에게 가장 쓸데없는 것이야말로 진심이다.
그러니 존경심을 내비치기 위해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선물해야만 한다.
손을 뻗은 준영이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수연의 볼을 어루만졌다.
그러다 성가시기라도 할 때면 수연 역시 그의 뺨을 건드리긴 하나, 솜방망이 같은 손길에 준영은 늘 아랑곳하지 않는다.
“네가 남들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할머니는 더 속상하실 거야.
넌 뭘 드려도 다 좋아하신다니까.
그렇게 진심 전하고 싶으면 손수 뭐라도 만들어드려.”
오늘날의 위치까지 와놓고 서수연이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수연이 선물하는 게 건 뭐든 사람들은 박수 쳐줄 거라고 진작 말했었다.
서수연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저 멀리 태평양까지 줄을 섰을 테니까.
감히 강씨 집안 손주 며느리 앞에서 쓴소리를 할 사람이 어디 있나?
설령 수연의 선물이 별로라 해도 몰래 뒤에서만 웃는 게 다겠지.
게다가 대놓고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들은 애당초 집안 행사에 나타나지도 않을 거다.
결국 수연이 입을 내밀고 투덜댔다.
“그럼 할머니한테 목도리 떠드릴래.
요즘 쌀쌀해졌던데 할머니 정원 산책하는 거 좋아하시잖아, 그럴 때 목도리라도 하시게 만들어드릴까? 어때?”
“나도 못 받아본 건데......”
순간 말문이 막힌 서수연이다.
하긴, 둘의 연애 순서는 결코 평범치 않다.
보통의 커플들은,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사이 손수 만든 선물을 주고 받게 되기 마련이지만 둘 사이엔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수연이 그의 입술을 꽉 꼬집었다.
“할머니한테 먼저 해드리고, 준영 씨는 나중에.”
목도리 하나로는 턱도 없다.
서수연은 또 강준영에게 에메랄드 브로치 하나를 구해달라 부탁했다.
목도리에 착용한다면 그보다 더 우아할 순 없겠지.
준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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