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3장
누가 봐도 유가영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라고요? 새로 대본이라도 받은 거예요?”
“왜 망설이지?
언니 어쩌다 그렇게 되셨냐고 물었는데 뭘 그리 당황해요?
혹시 준영 씨 때문에 죽은 게 아닌가, 진실이 드러나면 더는 그 집안에서 책임 안 져줄까 봐 무서운 거예요?”
“미쳤네 진짜.”
유가영이 잇새로 내뱉은 한마디다.
“준영 오빠는 알아요? 당신이 우리 언니 의심하는 거?
아, 그래서 말도 없이 몰래 찾아온 거구나? 이런 미친 여자인 거 알면 오빠가 분명 헤어지자 할 거니까!”
침착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테이블 아래 감춰진 유가영의 손은 으스러질 듯 말아 쥔 상태다.
서수연이 밑도 끝도 없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날 밤 서수연의 베개 밑에 사진을 넣어둔 게 저였다 해도, 지금껏 언니의 사인에 대해 의심했던 이는 없었다.
수년 전의 일을 다시 알아챌 사람도 없고.
속으로 그 생각을 수없이도 되뇌 덕에 긴장감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유가영 씨, 우리 둘만 있는데 감출 거 없어요.
그 답을 제일 잘 아는 건 유가영 씨겠죠.
지금 대답 안 해도 괜찮아요, 내가 증거 찾으면 그때......”
“잠깐만.”
유가영이 가방을 들고 자리를 뜨려 하는 서수연의 손목을 잡아챘다.
“고작 그런 이상한 거나 물어보려고 약속 잡은 거예요?”
억세게 휘어잡은 손에선 힘을 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날 뭐로 보고? 내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개야?”
서수연이 힘껏 여자의 손을 뿌리쳤다.
“미안한데, 우리 사이엔 딱히 할 말 없거든.
질문에 답하기 싫으면 내가 증거 찾을 때까지 기다려, 그때 다시 맞서도 늦진 않으니까.”
겨우 몇 마디 주고 받았을 뿐이지만, 수연의 의심은 거의 확신으로 뒤바뀌었다.
정말 모함당한 거라면 진작 울고 불고 난리를 쳤을 텐데.
이때다 싶어 강준영이 절 싫어하게 만들려고 했을 거다.
다만 지나치게 덤덤한 걸 보니 어쩌면 본인은 진작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벌써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말도 안 되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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