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1장
이은숙의 병실과 가까워지니 서수연의 걸음걸이가 현저히 느려졌다.
강준영도 거기에 맞춰 속도를 줄였다.
“어떡해? 나 좀 무서워.”
고개를 떨군 서수연이 힘이라도 받으려는 듯 강준영의 손을 힘껏 움켜쥔다.
“겁먹을 거 없어, 내가 있잖아.”
심호흡을 크게 하는 수연이다.
진작 오기로 마음 먹었는데 병실 앞에서 등 돌릴 순 없지 않은가.
어떻게 지내고 있든 얼굴은 봐야지.
이젠 자식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때에, 이대로 내버려 두는 건 도리가 아니니까.
딸로서 책임을 다한다면 이젠 지난 일들과 완전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 거다.
결심한 듯, 수연은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돌리는 이은숙이다.
다만 병실에 아무도 없는데다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커헉——”
“음? 안에 사람 없는 거 아니야?”
의문을 품는 서수연과 달리 강준영은 짐작이 갔다.
아마 이은숙을 간호해 주는 사람이 없겠지.
“그냥 열고 들어가.”
비참한 처지를 예상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던 서수연은, 고개만 간신히 돌린 채 홀로 누워있는 이은숙을 보는 순간 코끝이 찡해놨다.
이은숙 본인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그......”
눈꺼풀을 늘어뜨린 수연은 몇 번이고 숨을 가다듬은 뒤에야 이은숙에게로 다가갔다.
두 모녀만의 공간을 마련해주려 준영은 밖에서 문을 닫고 조용히 복도에서 수연을 기다리기로 한다.
“지금은 어때?”
침대 옆에 자리 잡았는데도 차마 눈을 들지 못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서도 늘 그 품에 안기고 싶었던 딸이었거늘.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는 순간이다.
“어어......괜찮아......”
온 힘을 다해 겨우 한마디 내뱉은 이은숙의 음성을 듣고 그제야 고개를 든 서수연의 가슴이 저리다.
“서준석은? 서유라는? 입원했는데 왜 간호해 주는 사람이 없어?
형편이 예전 같지 않대도 도우미 못 부를 정도는 아니잖아, 챙겨주던 사람은 어디 갔는데?”
질문을 쏟아낸 뒤에야 이은숙의 상태가 대답을 하는 데에도 역부족임을 깨우쳤다.
텅 빈 병실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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