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3장

후회하기도 했지만, 평생 그 속에서 허덕일 순 없지 않은가? “내가 그렇게 걱정됐으면 그때 진작 당신 친딸 목졸라 죽였어야지!” 일순 얼굴이 뒤바뀐 서유라는 귀신에라도 씐 양, 두 손으로 이은숙의 어깨를 붙잡고 사정없이 흔들어댔다. “어? 왜 안 죽였냐고! 낳지만 않았어도 서수연 그 년이 나 이 꼴로 안 만들었지.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기나 해? 난 서수연 때문에 내 모든 걸 뺏겼어!” 이은숙이 파리하게 질린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유라야 왜 이래? 그땐 서수연이 아들인 줄 알아서 그랬어.” 아들이면 그 덕에 이 집안에서 한 자리 차지할 줄 알았다, 아쉽게도 그 소원은 물거품이 됐지만. “당신 딸은 하는 일마다 나랑 맞서잖아! 내가 이런 사람을 왜 엄마라고 불러!” 일순, 이은숙은 발버둥질을 멈추고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서유라가 내뱉은 속심에 서운함이 몰려와서다.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간 순간이다. 충격이 가히 크게 닥쳐와 헷갈리기도 했다. 대체 서유라가 싫어하는 게 그녀인지, 그녀의 딸인지 모르겠어서. 막 집으로 들어온 서준석이 그걸 보고 달려와 서유라의 손을 뿌리쳤다. “서유라, 미쳤어? 네 엄마야!” 벌겋게 짓무른 서유라의 눈엔 실금이 가있었다. “미친 건 당신들이지, 이 여자가 왜 내 엄마야. 엄마라 부르라고 강요하면서 정작 당신 딸은 내 모든 걸 앗아갔다고! 으악——” 손에서 힘을 푼 서유라가 뒷걸음질을 치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며칠 동안 배를 굶은 탓에, 억지로 참다 기력이 다했던 것. 이은숙 역시 주춤거리다 소파 위로 무너졌다. “헛키웠어 내가......” 여자의 중얼거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애석하게도 너무 낮아 본인 빼곤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이성을 완전히 잃은 큰딸의 모습에 서준석도 골치가 아프다. “정신 차려 유라야, 서수연한테 상대 안되는 거 알면 건드리지 말아야지! 왜 되도 않는 오기를 부려!” 억누르던 감정을 토로하듯 서유라가 아빠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 나 이제 어떡해? 다 망했어, 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