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7장
그에게 툭 터놓고 묻고도 싶다.
왜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하냐고, 유가영이 온 뒤로 모든 게 바뀐 거냐고.
다만 그 질문을 꺼내는 순간 지게 된다는 것도 잘 안다, 누구보다 가련해지는 건 서수연 본인일 테지.
감정에선 더 좋아하는 쪽이 끌려다니는 쪽이나 마친가지다.
벌써 이 지경까지 온 바에 더 이상은 구차해지기 싫다.
그럼에도 혼자 있을 때면 강준영의 의심에 서운해져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강준영을 좋아하기 이전으로 돌아가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지.
그 시각 병실.
유가영은 아직도 몸을 비틀고 강준영에게 화가 난 상태다.
왜 이토록 서수연을 굳건하게 믿을까?
머리까지 다쳤는데도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 서수연에 대한 증오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분명 무슨 수를 썼을 거야, 아니면 똑똑한 천하의 강준영이 믿어주지 않을 리 없어.
제 입으로 해서 믿지 못한다면 대신 말해줄 사람을 찾아야겠다.
“내가 꼭 이번 일 해결할 거야.”
강준영이 확신 섞인 약속을 건넸다.
“쉬어, 먹을 거리 좀 사올게.
아니면 아주머니더러 해달라고 할까?”
먼저 굽어드는 강준영의 태도에 그제야 유가영은 몸을 바로 뉘었다.
“오빠가 말한 거다?”
그래도 대꾸는 해주는 모습에 강준영의 미간도 한결 풀렸다.
“먹을 거 좀 사올게.”
막 아래로 내려가기 바쁘게 할머니의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일이세요 할머니?”
“어떻게 된 건데 전화를 안 받아.
또 무슨 일 생겼는 줄 알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데. 오늘 수연이 숙소 가서 청소라도 좀 해줬어?”
켕기는 구석이 있어 잠시 침묵한 강준영으로 인해 할머니는 곧바로 뭔가를 알아챘다.
“무슨 애가 기억력이 그래! 수연이 지내는 데 가서 정리하고 좀 챙겨주랬잖아.
아직 다 낫지도 않은 애가 혼자 청소를 어떻게 하겠어?
이 큰일을 다 잊었다는 게 말이 돼?”
할머니가 분에 겨워 언성을 높였다.
할아버지와 강준영이 못 가게 막지만 않았으면 진작 다녀왔을 거다.
수화기 너머 어렴풋이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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