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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1장

“강준영, 그러니까 지금 내가 일부러 유가영 씨 밀고 억울한 척 한다는 거야?” 남자의 미간이 꿈틀대다 도로 풀렸다. “그게 아니라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진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모른다고 하면서 눈까지 피하는데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늘 서수연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떳떳하다면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진 않을 테니까. “하, 그게 내가 유가영 씨 이렇게 만들었다는 이유야? 자기절로 넘어졌단 생각은 안 해봤어? 나 아직 목발 짚고 있다는 거 잊지 마!” 서수연의 두 손에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다. 목발을 사용하는 게 익숙해졌다 여겼거늘 장시간 두 팔로만 몸을 지탱하려니 점차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쓰러진 유가영에게만 신경이 쏠려 있는 강준영이 그걸 알아챌 리 있을까. 하긴, 저 여자 앞에서 서수연은 평생 뒤로 밀려나는 존재일 텐데. 그걸 진작 알면서도 왜 또 가슴이 저려오지? 자세한 내막에 대해 알려 하지도 않고 그는 곧장 서수연을 범인으로 내몰았다. 아니, 애초에 답을 정해두고 있는 강준영에게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 이때, 갑자기 나타난 배지성이 서수연의 팔을 꽉 붙잡았다. “수연아, 괜찮아?” 감격스런 눈빛으로 수연이 고개를 돌렸다. “고마워, 난 괜찮아.” 억지로 지어 보이는 그 미소를 배지성이 모를 리 없지 않은가. 다만 상황 파악도 못한 와중에 벌써 적잖은 구경꾼들까지 몰려온 상태다. “형, 구급차 온다니까 의사한테 맡기자, 사람들 몰려봤자 우리한테 좋을 거 없잖아.” 강준영의 시선은 서수연 어깨에 얹혀진 배지성의 손에 닿았다가 금세 떨어졌다. 아무 말 없이 몸을 일으킨 그가 매니저에게 나지막이 몇 마디 속삭였다. 몰려든 이들이 흩어지고, 구급 대원들은 간단한 응급 처치를 마친 뒤 유가영을 구급차로 옮겼다. “보호자 계십니까? 누가 동행하실 건가요?” 구급차에 오른 강준영은 문이 닫기기 직전, 망설이며 배지성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 역시 서수연을 촬영장까지 잘 데려다주겠다는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이제 촬영장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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