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0장
서수연이 떠나며, 강준영이 방으로 돌아가는 시간 역시 눈에 띄게 늦춰졌다.
공허한 방은 잘 때에만 들어가는 게 전부다, 1초라도 더 있다간 서수연의 부재가 온 몸으로 체감될 것만 같아서.
“똑똑똑——”
노크 소리에 수연인 줄 알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다만 홀로 숙소에서 지내는 그녀가 이 시간에 제 서재 앞에 나타날 리 없다는 생각에 그제야 부질없는 기대를 거둬들였다.
“네——”
손에 우유를 든 유가영이 샐긋 웃음을 흘리며 들어왔다.
“오빠, 오늘은 밤에도 바빠?
아무것도 안 먹길래 아주머니가 나더러 우유 가져다주래.”
제 앞에 놓여지는 우유잔을 보고도 강준영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과연 이 집에서 나가겠다는 서수연의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됐을까, 시간을 되돌려 유가영이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긴 했을까?
저를 빤히 쳐다보는 촘촘한 눈빛에 유가영은 다소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오빠, 왜 그렇게 봐?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무리 봐도 나오지 않는 답에 종내 그는 한숨을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별일 없으면 나가 봐. 아직 할 일 남았으니까.”
당연히 이대로 나가긴 싫었던 유가영이 넓다란 서재를 빙 훑었다.
“오빠, 평소에 서재에서 업무 봐?
요즘은 안방에서도 얼마 안 있는 거 같던데?”
강준영의 미간이 미세하게 꿈틀댔다.
아직 확인할 서류가 남아 얘기 나눌 생각도 없는데, 왜 화젯거리를 찾지 못해 안달이지.
“할 일 남았으니까 나가 보라고, 업무 방해하지 마.”
그러거나 말거나 유가영은 책장 앞으로 달려가더니 책 하나를 집어들고 격앙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내가 미국에서도 못 찾은 책인데, 그걸 여기서 보네!
오빠, 나 여기서 책 좀 보면 안돼? 절대 방해 안 할 거니까 걱정 마.”
그렇다면 내쫓기도 애매했던지라 결국 강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곤 서류를 들여다봤다.
이 바닥에서 이름 좀 떨친 뒤로, 함부로 그에게 도발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봐도 무방하다.
이 서류를 집까지 가져왔다는 건 보기 드물게 누군가 악의적 경쟁을 야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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