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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4장

유가영이 휴대폰을 덮었다. 욕받이가 된 서수연을 보고 나니 속이 한결 가벼워졌달까. 다시금 제게 화를 냈던 강준영을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그를 되돌릴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일단 방으로 들어와 테이블에 놓여진 물병을 한참이고 빤히 쳐다보던 유가영은 뭔가 결심한 듯, 그 안에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가득 담았다. 그러더니 다시 찬물 반컵을 섞었다, 그냥 빨갛게 데이기만 하면 돼. 강준영을 손에 넣으려면 이 정도는 감내해야만 했다. 마음 먹은 유가영은 바지 끝을 말아올려 망설임 없이 제 발목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으악——” 잇새로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오자 다시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찬물을 섞었음에도 그 고통은 상당했다. 눈 깜짝할 새에 부어오른 살갗을 보고 나서야 다시 절뚝이며 소파로 향했다. 고통에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걸 이겨내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때, 마침 강준영이 아래로 내려왔다. 길쭉한 기럭지로 걸어내려오는 그 모습은 흡사 화보 촬영을 방불케 했다. 얼굴을 드러내는 인터뷰 자체를 거절함에도 그에 대한 게시물은 끊인 적이 없었다. 하긴, 젊고 능력 있는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사장에게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까? 그럴수록 눈에 핏발이 섰다, 어떻게든 저 남자를 손아귀에 넣어야만 해. 집사람들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건 인생 최대의 실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다시 돌아온 마당에 다신 여길 뜨지 않을 거다. 강준영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유가영이 아직도 꾀병을 부린다 여겼다. 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거지, 자꾸 거짓말만 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넌 여기서 뭐해?” 어쩐 일인지 땀으로 이마를 흥건히 적신 유가영의 모습에 그가 미간을 와락 구겼다. “왜 또 이래.” 왠지 아파 보이는데. 유가영이 씁쓸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오빠, 내가 일부러 속인 거라 여기나 본데 진짜 아픈 거면 어쩌려고? 수연 언니 다친 뒤론 나한테 눈길 한번 안 주고 내내 언니 안고 있더니, 내가 진짜 다쳤을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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