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0장
그들이 자리를 뜬 뒤에야 의사는 동료들에게 하소연하듯 털어놨다.
“별 미친 여자를 다 봤네, 멀쩡하면서 아프다고 우기는 건 또 뭐래.
세상에 자길 저주하는 인간이 다 있다?”
“지금 정신 질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제 돈 내고 찍겠다는데 그냥 내버려 둬.”
......
약을 받아온 강준영이 서수연을 안고 차로 향하려 할 때, 여자가 갑자기 운을 뗐다.
“유가영 씨도 왔는데 안 가봐도 돼?”
그를 바라보는 서수연의 눈빛은 동요라곤 없이 차분했다, 강준영이 어떤 선택을 해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
한참이고 조용히 보기만 하던 강준영이 되물었다.
“내가 갔으면 좋겠어?”
말뜻은 모르겠지만 언제 그게 서수연의 결정으로 이루어질 일이었던가.
“네가 싫다고 하면 안 갈게. 할머니가 사람 보내셨......”
“싫다고 한 적 없어.”
서수연이 그의 말을 잘라냈다.
“걱정되면 직접 가봐, 집 가서 내내 유가영 씨한테 정신 팔지 말고.”
차라리 제 눈으로 보게 하는 게 훨씬 나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옆사람이 딴 여자 생각만 하는 건 너무 마음 아프니까.
물끄러미 바라보던 강준영이 별안간 서수연을 번쩍 안아들었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깜짝 놀란 여자가 습관적으로 그의 목에 팔을 휘감았다.
이건......서수연을 택했다는 걸까?
유가영 걱정이 굴뚝 같던 그였기에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게 도통 믿기지 않았다.
다만 그의 발걸음이 유가영이 들어간 진료실로 향했을 때, 서수연의 미소 역시 덩달아 옅어졌다.
말도 안되지, 언제든 강준영은 유가영을 놓지 못할 텐데.
“도련님——”
강준영을 보자 엑스레이 사진을 손에 들고 있던 민희철의 눈이 반짝 빛났다.
“사모님——”
서수연 역시 담백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평소 저택에서 자주 보이는 민희철은 늘 걱정 없는 밝은 얼굴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할머니가 보내신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던 민희철이 저도 모르게 드러난 억울한 기색을 금세 도로 감췄다.
어찌 됐든 그들은 집주인이니 손님인 유가영을 나무라는 건 도리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