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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8장

강준영도 마음 놓긴 매한가지다. 내내 신경 쓰며 아주머니더러 몸보신 식단 위주로 챙겨달라 했었는데. 잔뜩 들뜬 서수연은 강준영을 밀쳐내고 제가 직접 짐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걸 두 사람은 다 모른다. 집엔 간대도 유가영이 며칠이나 더 있을지 모른다는 건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다. 다만 할머니의 어제 말씀이 큰 위로로 다가왔다. 그들 사이에 어떤 추억과 과거가 있든 결국 둘은 결실을 맺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아직도 강준영의 마음을 잡아보려는 시도 정도는 하고 싶었다. 게다가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두 어르신들은 언제까지고 제 편이라는 걸 몸소 느끼기도 했다. 할머니가 해주신 말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강준영은 백미러로 그 모습을 보고 장난기 섞인 말투로 말했다. “집 가니까 그렇게 좋아? 나랑 있는 건 또 그렇게 싫었나 봐?” 서수연이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올해엔 눈 소식이 있다던데. 눈 내리는 걸 보지 못한지도 어언 3년이다, 그래서 더욱이 기대가 된다. “당연한 거죠! 할아버지 할머니랑 매일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준영 씨랑 단둘이 있는 게 싫다고는 안 했는데! 모르지 또, 자기 속마음일지도......” “난 그런 생각 한 적도 없어. 가능하면 우리 쭈욱——” 서수연이 고개를 휙 틀었다. “쭈욱 뭐요?” 기대에 찬 서수연의 눈빛에 강준영은 쑥스러운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그의 태도가 여자로 하여금 한껏 기분을 업되게 만든다. 적어도 손톱만큼의 관심이라도 있으면 돼, 남은 건 천천히 풀어가지 뭐. 여태껏, 모든 건 제 힘으로 쟁취해야만 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나약해지기도, 헤매기도 했지만 이젠 결심이 가득 찼다. 꼭 제 힘으로 한걸음 한걸음 그의 곁으로 다가갈 생각이다, 종잇장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계약이 현실이 될 그날까지. 유가영이면 또 어때서? 강준영이 제게 호감이 있다는 것만 알았으면 전혀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궂은 날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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