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0장
강준영이 뻗어 온 손을 뿌리친 채, 서수연은 앞장서 걸어갔다.
속상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거리며 강준영을 쳐다본 유가영은 그의 시선이 완전히 서수연에게 꽂혀있는 걸 보곤 질투심에 휩싸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벌써 문 앞에서 대기 중이시다.
서수연이 차에 오르자마자 연락한 덕에 그들도 잔뜩 기대에 차 있다.
손자 놈이 병문안도 못 가게 해, 며칠이나 서수연의 얼굴을 보지 못한 어르신들은 그녀가 어느 정도로 회복했는지가 너무도 궁금하다.
“왔다 왔어! 수연이 왔어!”
서수연이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오는 할머니를 황급히 부축해 드렸다.
할머니는 그런 서수연을 붙잡고 몇 번이고 구석구석을 살폈다.
“말랐어, 그새 왜 이렇게 말랐어.”
서수연은 근심 가득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어르신들의 벅찬 사랑을 가득 받고서도 대체 뭐가 아직도 불만이지?
“할아버지 할머니, 걱정 마세요. 저 다 나았어요.
좀 마른 건 누워있기만 해서 식욕이 떨어진 탓이에요.”
“말도 안돼, 누워있었다고 살이 빠져?
마음 고생을 많이 해서 그렇지. 이젠 안 돌아가는 거야?”
할머니는 서수연의 뒤에 있는 강준영을 보고서도 유가영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유가영이 이 곳에 얹혀 지낸다 했을 때부터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서수연의 동의 없이 멋대로 결정된 일이니 분명 속상할 테지만 수연이는 늘 제 모든 불만들을 혼자서만 삼키는 아이니까.
지금 표정을 봐도 그러했다, 분명 유가영의 출현이 수연이를 답답하게 만들었을 터.
괜히 속으로 끙끙 앓다 제대로 쉬지도 못할까, 할머니는 미리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었다.
더는 상처 받지 않게 이따가 잘 말해줘야겠다.
“오후에만 곁에 있어드리려고요, 저녁엔 다시 병원 가봐야 될 것 같아요.
내일 마지막 검사 결과 나오고 이상 없으면 돌아올게요.”
그 말에 강준영도 한결 긴장을 풀었다.
그동안 내내 병원에 있으며 회사, 집 그리고 병원을 전전했던 그 역시 적잖이 피곤한 상태다.
다만 서수연이 곧 퇴원할 수 있다는 건 몸 상태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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