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9장
강준영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입이 귀에 가 걸린 서수연을 보니 덩달아 입꼬리가 들썩였다.
지금의 그는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제 기분이 눈 앞의 이 여자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걸.
“그렇게 부탁하는데 내가 못 본체할 수 있어야지 안 그래?
옷 갈아입고 가자.”
가는 내내 생글생글 웃기만 하던 서수연은 대문 앞에 다다랐을 때까지도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겨우 열흘 남짓인데 왜 막 낯설지?”
강준영이 자연스레 안전벨트를 풀어줬다.
“긴장하긴, 내려서 보면 바뀐 거 하나 없을 텐데.”
서수연은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강준영의 집을 제 집으로 여기고 있음을.
“왔어?”
생각지도 못한 또래 여자의 목소리에 서수연의 얼굴에선 단숨에 웃음기가 가셨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틀어 그의 얼굴에서 원하는 답을 얻으려 노력했다.
유가영이 여기엔 왜?
강준영도 의아하긴 마찬가지.
“왜 그래?”
방금까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들떠 있더니 지금은 갑자기 다운된 모양새다.
유가영이 허리에 힘을 빳빳이 주고 척척 걸어왔다.
“오랜만이에요 언니, 몸은 좀 어때요?”
서수연이 올라가지도 않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 올렸다.
“거의 다 나았어요. 근데 가영 씨가 왜 여기——”
“아! 제가 왜 여기 있냐고요?
오빠가 챙겨주기도 편하니까 아예 여기서 지내라고 해서요.
제가 이 곳 지리에 많이 어둡거든요, 의지할 건 오빠 뿐이라 어쩔 수 없네요.
미안해요 언니, 미리 말 못해서.”
강준영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내가 그동안 깜빡했어, 병실에만 있느라 돌아오면 알려주려고 했거든.
그러다 이틀은 검사 때문에 바빠서 또 잊어버렸네.”
무감한 표정의 서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틀 동안 전면 검사 때문에 강준영이 동분서주한 건 맞으니까.
다만 미리 귀띔해 줬을 수는 없었나?
기대에 가득 차 돌아온 집에서 웬 딴 여자가 걸어나오는 걸 보는데 어찌 속 편히 웃을 수 있냔 말이다.
강준영은 단번에 서수연의 변화를 캐치하고 미간을 움츠렸다.
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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