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0장
죄송함이 역력한 모습으로 여자가 안경을 들어 올렸다.
“죄송합니다, 이정 씨. 감독님이 부르셔서요.”
멀뚱멀뚱 서있지만 않았어도 평소 가장 무서워 하던 강이정을 불러오라는 미션을 받진 않았을 텐데.
강이정은 이유진이 가장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부류다.
까칠하고 오만한, 그들 같은 스태프들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
게다가 막 촬영팀 전체에게 말도 안 되는 누명을 덮어씌웠는지라 이유진은 그런 강이정이 싫기까지 하다.
“음? 도 감독님이?”
180도 돌변한 강이정이 금세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럼 바로 정리하고 갈게요.”
“네, 이정 씨. 그럼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
안경을 들어 올린 이유진이 무심결에 방을 슬쩍 들여다봤다.
축축하게 늘러붙은 바닥은 모른 척 할래야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다만 강이정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잽싸게 자리를 뜨려 할 때였다.
강이정이 일순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
“유진? 네 이름 유진이 맞아?”
“네?”
늘 “야”, “저기요”라는 호칭이 다였던 강이정이 제 이름을 알고 있다니.
“이유진 맞지? 감독님한테 말해줘, 방금 샤워해서 시간 좀 걸린다고. 잊지 말고 꼭 말씀드려.”
“아, 네.”
어안이 벙벙한 이유진은 강이정의 대기실을 나오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왜 굳이 가는 사람을 붙잡고까지 그런 말을 남겼을까.
일부러 그러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한편, 이유진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강이정은 벌써 일이 꼬이면 어떻게 처리할까 잽싸게 머리를 굴리고 있는다.
처음 서수연에게 손을 쓰려 할 땐, 여간 긴장된 게 아니었지만 정작 마음을 굳히니 발버둥치는 그 손목을 부서질 정도로라도 붙잡아 죽여버리고 싶었다.
스타의 길로 나아가려는 그녀의 앞엔 그 어떤 장애물도 있어선 안된다.
뭐든 한처음이 어렵지, 지금 이유진의 뒷모습을 보노라니 또다시 살기가 일었다.
입이라도 잘못 놀렸다간 평생 말도 못하게 만들까 보다.
이유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강이정은 문을 걸어잠궜다.
“나와!”
샤워 부스에서 숨 죽이고 있던 원규민이 빨개진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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