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6장
“수연이 아직 병원에 있으니까 중요한 일 아니면 끊어.”
홀로 누워있을 서수연만 생각하면 인내심이 바닥 나는지 강준영의 미간에 잔뜩 주름이 잡혔다.
이런 상황에 가영이가 저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나무란다니?
“......”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선명히 들려왔다.
뭔가 생각난 강준영은 일순 마음이 약해져선 상대를 다독였다.
“그런 적 없어. 일단 말 들어, 시간 되면 건너갈게. 수연이 지금 아픈데 내가 안 챙겨주면 누가 챙겨줘.”
툭하면 눈물부터 떨구는 가영이의 버릇을 강준영은 누구보다 잘 안다.
“오빠, 우리 언니한테 했던 약속 잊었어?
언니 임종 전에 오빠가 분명 나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지금은 안지도 얼마 안 된 여자랑......”
고인이 된 사람이 언급되니 강준영의 표정도 덩달아 굳어져 내렸다.
그해, 그를 구하려고만 안 했으면 가영이의 언니가 심장병으로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뜨진 않았을 거다.
이건 강준영이 내내 그 집안에 빚진 부분이기도 하다.
“언니 언급하지 말랬지, 내가 그걸 잊었을 것 같아?”
날카로운 음성에 가영은 자신이 없어졌다.
강준영이 제 언니 언급을 제일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왜 이 시점에 언니를 들먹일까.
이게 다 갑자기 나타난 서수연 때문에 급해서 그러는 거지.
“준영 오빠,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 오빠 우리 언니 잊을 사람 아니라는 거 알아. 난 그냥 오빠가 나보러 와주지 않으니까 속상해서. 다다음 달이면 11월인데, 그땐 올 거지?”
11월은 언니의 기일이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강준영은 늘 일주일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가영이와 함께 애도를 표하곤 한다.
절 위해 목숨을 잃은 여자 아이 생각에 강준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갈 거야, 늘 그랬던 것처럼.”
“다행이다!”
일순 기분이 좋아진 가영이는 서수연마저도 제 상대가 되지 못한다 여기게 됐다.
언니의 죽음이 수년이나 흐른 지금에도 강준영은 아무런 흔적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때의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죽었는데 무서울 게 뭐 있다고?
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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