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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3장

어찌나 힘을 줬던지 휴대폰을 들고 있는 할머니의 손가락 마디가 하얘질 정도였다. “대체 무슨 일이래?” 심상치 않은 부인의 안색에 할아버지도 잔뜩 겁에 질려 물었다. “당장 짐 챙겨서 서울대 병원으로 가!” 부리나케 짐 정리를 마친 할머니 뒤를 따르며 할아버지가 연신 캐물었다. “이 시간에 병원은 왜? 누구 사고 났대?” “우리 손주 며느리! 수연이 촬영하다가 사고 났대! 어떡해 우리 수연이!” 말할 겨를도 없이 두 사람은 황급히 병원으로 내달렸다. 막 응급실에 다다르니 팀에서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은 전부 다 일렬로 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줄로 서서 뭐 하는 짓들이야! 벨보이 연기하게?” 할머니는 손주 며느리가 걱정되는 마음에 분노 게이지가 100까지 찬 상태다. 도윤이 먼저 다가와 사과를 건넸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사님, 수연이가 수중씬에서 그만 사고를 당해서요. 다 제 불찰입니다, 감독이라는 제가 수연이 30초 넘게 물 아래 있었는지 체크도 못 했습니다.” “수중씬? 촬영 전에 위험 요소 미리미리 체크 안 해? 수연이가 물을 얼마나 무서워 하는진 알고? 대체 어떻게 그런 애를 물에 들여보냈지?” 짤막한 반문에도 감독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사실 수연 씨가 하겠다고 해서요, 대역 쓰길 바라지 않는다고.” 프로듀서가 한마디 툭 내뱉었다, 그들이라고 이런 결과를 원했겠나. 배우가 대역을 쓰길 꺼려해 직접 나섰는데 스태프 탓만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변명 듣기도 싫었던 할머니는 그들을 전부 돌려보낸 뒤, 할아버지와 단 둘이 자리를 지켰다. “방금 나 위한답시고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지, 여사님 누가 봐도 화 나서 펄펄 뛰시는데. 촬영한다고 집 나섰던 손주 며느리가 좁아터진 병실에 누워있잖아. 나였어도 좋은 소리는 안 나왔겠다.” 프로듀서도 억울한 듯 한숨을 내뱉었다. “나라고 뭐 그러고 싶었겠어? 우리가 덮어쓰게 될까 봐 그런 거지.” 할머니는 도통 화를 풀 데를 찾지 못한다. 제 손주 며느리가 사고를 당해 호흡기 신세를 지고 있는데 아직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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