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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5장

분에 휩싸여 서수연이 고개를 홱 틀었다. “이인호랑 상관 없는 일이야! 이유도 없이 손찌검한 네 문제 아니야? 내 동료고 일하는 중인데, 뭐 하고 있었는지도 몰랐으면서!” “그래 몰라, 근데 눈 달린 사람이면 못 봤을 리가 없지! 눈 먼 장님 아니야 나.” 강준영이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끌렀다. “그러니까, 내가 몰래 뒤에서 딴 남자랑 놀아났을까 봐?” 황당할 따름이다. 가영이와의 관계는 따져 묻지도 않았는데 그 전에 먼저 선수를 친다니. 그에게 서수연은 그저 말 못하는 하찮은 애완동물일 뿐인가? 기분 좋을 땐 살갑게 굴다가도 일단 화났다 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변해 버리는. 울분이 차오른 서수연이 팔을 들어 문을 가리켰다. “너 좋을 대로 생각해. 여기서 당장 나가, 일하는 데서 더는 네 얼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뭐? 다시 말해.” 이젠 하다하다 내쫓으려 하는 서수연을 향해 강준영이 검으락푸르락하는 얼굴로 되물었다. “강준영, 못 알아 들었다니까 다시 말해줄게. 두번 다신 내 촬영장 오지 마. 공사 구분은 확실히 하길 바래. 우리가 할 일은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연기하는 거, 그게 전부야.” 그에게 협조할 의무는 있어도 모든 시간을 할애할 의무는 없다. “그래. 네가 한 말 똑똑히 기억해 서수연. 다음엔 나 찾아오지도 말고!” 그는 가시 돋친 말을 내뱉고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어느 누구도 쉽사리 굽어들지 않는다. 하필이면 이때, 강준영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공허한 방안에 자지러지는 벨소리가 가득 차기도 잠시, 그는 힐끗 쳐다봄과 동시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한 시라도 기다리게 만들기 싫은 양. 그리 급해하는 모습만 봐도 상대가 가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가 그토록 신경 쓰던 그 가영이 말이다. 방금 전까지 목에 핏대를 세우던 그는 일순 언제 그랬냐는 듯 유해진 표정으로 바뀌었다. “여보세요——” 곧장 등 돌린 남자는 한달음에 방을 나섰다. 나가라고 윽박지를 땐 미동도 없더니 가영이 연락 한 번에 저리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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