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9장
“아니에요 아무것도. 식기 전에 얼른 먹어요.”
서수연이 깨작깨작 젓가락을 움직였다.
그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준영은 늘 그랬듯 이것저것 집어다주며 서수연이 싫어하는 숙주까지 섬세하게 골라내줬다.
섬섬옥수같은 그의 손을 보면서도 서수연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단 하나.
대체 왜지?
“왜? 입맛 없어 보이네. 여기 네가 고른 데잖아.”
강준영이 멈칫하더니 서수연에게 주려던 걸 도로 제 그릇에 담았다.
서수연이 젓가락을 휘적거리며 답했다.
“아, 오전에 임지혜 일로 입맛이 떨어져서 그런가 배가 안 고프네요.
여기 분명 맛집이라고 들었는데 그런지도 잘 모르겠고.”
강준영은 피식 웃으며 전혀 대수롭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그럼 젓가락 내려놓으면 되지, 집 가서 아주머니한테 좋아하는 거 해달라고 해.”
“입맛 없을 땐 아무것도 먹기 싫어요.”
진지한 눈빛으로 강준영을 바라보려는 서수연과 달리, 하필 남자는 그 순간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먹지 마, 배고프면 그때 먹어.”
두 사람 사이의 기류가 삽시간에 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강준영 역시 입맛이 없는지 먹는둥 마는둥 젓가락질 몇 번하는 게 다였다.
진지하게 다시 시작해 보자던 말을 잊은 거냐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결심을 다 내렸는데도 왜 한마디도 묻질 않는 거지?
그것도 아니면 벌써 그 말에 후회해 그녀의 답을 듣고 싶지도, 다른 사이로 지내기도 싫어진 걸까.
“집 가자.”
강준영은 곧장 서수연을 차에 앉혔다.
가는 내내 불편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무마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꺼낼지 모르겠다.
앞서 두 사람만 남았을 땐 대화가 끊긴 적도, 그로 인해 분위기가 싸늘해질까 걱정했던 적도 없었는데.
한 통의 전화 뒤, 머릿속이 온통 그 여자 생각 뿐이다.
누군가 저도 모르는 곳에서 강준영과 이토록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것, 또한 그가 애매모호한 대답으로만 일관한다는 것.
그게 서수연을 더욱 섭섭하게 만들었다.
냉기가 감도는 둘 사이더라도 집에 가면 어떻게든 달달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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