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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5장

다시 고개를 든 서수연의 시선이 강준영의 얼굴에 닿았다. “강준영 씨, 방금 그 말 말이에요. 날 요만큼이라도 좋아해서인 거예요, 아니면 내가 만만해 보여서예요? 그냥 하루종일 기다려주는 가정주부로는 딱이라서 그래요?” 한껏 진지하게 묻는 서수연 대신 강준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미안한데 그런 취미나 고지식한 사상같은 건 없거든? 난 그냥 네가 편해졌으면 할 뿐이야. 그 바닥, 아귀다툼인 거 너도 알잖아. 벌써 몇 번이나 당했는지 알아? 넌 괜찮다 한들 크흠, 다른 사람은 안 괜찮다고!” 그의 말이 서수연의 마음을 찌르르 울렸다. 그러니까, 강준영이 안 괜찮다는 건가? 일리도 있다, 연기 생활을 시작한 뒤로 그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이 바닥에 있는 한 절대 종지부를 찍진 못할 거다. 뭘 잘못하거나 가로챈 적 없어도 남들이 그리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자신을 의심하게 되곤 한다. 이젠 비로소 알 것 같다. 너무 많은 이들의 부적절한 수단으로 단숨에 인지도를 얻으려 한다는 것. 그래서 정작 잘못한 게 없어도 그들이 나쁜 마음을 품는 거다. 강준영은 마음 쓰는 이가 그들의 타깃으로 전락하는 걸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갑자기 이런 말해서 당혹스러운 거 알아. 천천히 생각해도 돼, 난 화장실 다녀올게.” 서수연이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준영이 마주앉아있는 한은 진지하게 고민을 할 수가 없다. 오늘따라 그의 태도가 다정해서일까, 어쩨가지 임지혜와의 일로 맞서던 두 사람인 거늘. 그 속에 이렇듯 큰 반전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 이거야. 지금 서수연의 마음 속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앞서 멋 모르고 내뱉었던 말들에 미안한 한편, 그의 고백에 입꼬리가 씰룩거리기도 했으니까. “진짜 날 마음에 두긴 했나 보다.” 서수연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정말 그의 바램이 그러하다면 연기를 그만두고 다른 직종으로 전향할 마음도 있다. 분명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엉겁결에 연기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지금처럼 말이다. 결단을 내린 서수연의 몸에서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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