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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3장

차라리 직접 증거를 가지고 가 말해주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자신을 올려다볼 서수연의 눈빛이 그려져 강준영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비스듬히 들어 올리며 속도를 올렸다. 임지혜의 연락 역시 본체 만체하곤 휴대폰을 조수석에 던져버린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던 임지혜, 그 말 속에 진짜가 있긴 한지 이젠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증거도 찾은 마당에 더는 말 섞을 필요도 없지 않은가. “으아아——” 손가락이 하얘질 정도로 휴대폰을 움켜쥐고 있던 임지혜는 결국 그걸 소파에 내팽개친다. “빌어먹을! 다 죽어버려!” 나쁜 놈, 숟가락까지 얹어줬는데 그걸 내빼? 결국 또 서수연 짓이겠지. 서수연이 아니면 강준영이 왜 그녀를 버리고 말도 없이 가버렸겠는가? 문득 임지혜의 시선이 강준영이 두고 간 코트에로 옮겨간다. [수연 씨, 준영이 집 갔어요? 힘 다 빼서 그런가, 급히 가다가 옷을 다 두고 갔지 뭐예요. 이건 내가 다시 보내줄 거라고 준영이한테 얘기해 줘요. 지금은 운전 중일 테니까 따로 연락은 안 하려고요.] 임지혜가 손에 강준영의 코트를 들고 있는 사진 한 장과 더불어 문자를 보내왔다. 서수연은 순간 숨 쉬는 법마저 잊고 만다. 둘 사이가......이 정도였단 말인가. 레스토랑 데이트가 끝나고 나면 임지혜 집으로 가는 뭐 그렇고 그런.....? 어쩐지 강준영이 자신의 스케줄에 대해 말하길 꺼려한다 했다. 아무리 계약 관계라지만 언질 한마디 해주기 싫었던 걸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조용히 방에서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자신이 천하의 바보 같아 보였다. 와중에 회사일로 바쁠 거라며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포장까지 해줬더니.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이 다분한 임지혜의 집에 함께 있었던 거구나. 둘 사이의 소식통도 아니고 임지혜는 굳이 왜 이걸 자신에게 알려준 건가. 그래봤자 코트 한 벌일 뿐인데, 강준영에겐 그게 아니더라도 입을 옷이 방안 가득일 텐데. 자랑이 목적이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래도록 알고 지낸 그들이니 임지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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