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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3장

“근데 다들 안 믿어주잖아요.” 서수연의 목소리가 금세 기어들어갔다. 어찌 됐든 그동안 함께한 시간이 꽤나 됐는데도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다는 게 실망스러웠다. “적어도 도 감독님은 믿어주실 줄 알았는데, 내가 너무 앞서나갔나 봐요......” 아무래도 자기 문제겠지, 아니면 왜 누구도 안 믿어주겠어. 강준영이 손을 뻗어 서수연의 머리를 막 헝클어뜨렸다. “무슨 생각이 그리 많아, 그 사람들이 너 안 믿어주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야?” 서수연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적어도 내 편에 서줄 사람은 있다고 확신해야 하는데. 평소에 모나게 굴지도 않았는데 이유가 뭘까?” 사실 스스로도 잘 알았다.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다들 의심할 땐 쉽사리 나서줄 엄두를 못 낸다는 걸. 스태프인 그들이 그런 모험을 감수할 가치도 없다. 더군다나 영상에 같은 옷차림이 똑똑히 찍혔으니 뭐라 감싸주지도 못하겠고. “너도 알잖아, 믿어주는 사람은 있어도 결백 밝혀줄 만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니라는 거.” 강준영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는 틈만 나면 서수연의 상태를 체크했다. 여전히 서수연은 저기압니다. “그러게요, 다 아는데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서수연이 한숨을 내뱉다 넌지시 물었다. “그럼 강준영 씨는 왜 나 믿어줘요? 옷차림도 똑같은데, 나 빼곤 그게 내가 아니라는 거 알 사람 얼마 없을 걸요.” 강준영이 대수롭지 않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한 눈에 봐도 절대 아니던데.” 그 말이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 리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적으로 편 들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구나. “우리 알고 지낸지가 얼만데. 네 몸매나 작은 제스처같은 건 진작 다 알지.” “엥?” 그렇게 판단했을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또 두 볼이 화끈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강준영이 전방을 주시하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넌 문을 열 때 습관적으로 왼손을 뻗어, 왼손잡이니까. 근데 영상 속 범인은 누가 봐도 오른손잡이였어. 그리고 넌 그렇게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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