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2장
웅얼거리며 해명하는 임지혜의 모습은 제법 가여워 보였다.
“저도 진짜 모르겠어요, 왜 하필 지금 정전이 됐는지요. 동 전체가 새까매지길래 본능적으로 무서움이 앞섰을 뿐이에요.”
말이 많아진 걸 보니 임지혜도 겁을 먹은 모양이다.
강준영의 할머니는 정말 말 그대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끝내버릴수도 있는 사람이었기에.
다 된 밥에 재 뿌리긴 싫다.
언젠가 사모님 자리에 앉는 그날 다시 복수해도 늦진 않아.
“넌 이 늙은이가 뭘 전혀 모르는 줄 아는구나? 내가 오기 전에 알아보지도 않았을까 봐?”
천천히 두꺼비집으로 다가간 할머니가 스위치를 전부 위로 들어올렸다.
순간, ‘탁탁’ 소리를 내며 집안 전등이 환하게 밝혀진다.
“아직도 변명할 거니?”
할머니의 싸늘한 눈빛에 임지혜는 그대로 얼어버렸다.
“이......이게......왜? 두꺼비집이 내려간 거였나......”
“너희 아버지가 우리 준영이 도우셨다는 건 안다, 그러니 더 이상 난감하려 굴진 않으마. 이건 마지막 경고야, 다시 한번 이런 식으로 나오면 그땐 작품 하나도 못 받을 줄 알아, 알겠니?”
웃음 뒤에 감춰진 살벌한 모습에 임지혜가 연신 굽석거렸다.
“아......알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다신 준영이 건드리지 않을게요!”
맹세 빼곤 다 한 상태......
어차피 할머니 역시 임지혜가 맹세를 해도 믿을 생각은 없다.
직접 온 것도 태도를 명확히 전달하려는 것 뿐.
임지혜가 계속 이런 식이라면 할머니 역시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예정이다.
......
할머니가 떠난 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임지혜는 내키지 않으면서도 분에 겨워 씩씩댔다.
“왜! 대체 왜!”
갑자기 와인잔을 들어 벽면에 그대로 던져버렸다.
“왜? 다 내 건데 서수연이 왜 가로채냐고! 빌어먹을 노친네가 날 협박해!”
......
한편, 할머니는 임지혜가 절대 이대로 굽어들지 않을 거라 예상한다.
벌써 인심을 써 기회를 두 번이나 줬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준영이에게 붙는다면 그때야말로 가만 있진 않을 거다.
준영이는 임지혜의 아버지가 베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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