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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3장

“구급차는 늦어서 안돼, 여기서 병원까지 한참이나 걸리고. 준영아, 지성 씨더러 수연 씨 데려다 주라고 하면 안돼? 내가 여기서 기절했으면 해? 준영아......” 강준영의 미간에 짙은 주름이 잡혔다. 이때, 배지성도 나서서 그를 말렸다. “형, 임지혜 씨 아파 보이는데 데리고 병원부터 가.” 임지혜가 이번엔 서수연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아......수연 씨, 제발 부탁할게요. 이번만 준영이 놔줘요. 우리 다 친구 사이잖아, 이대로 나 버릴래요?” 새우처럼 몸을 잔뜩 웅크린 임지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서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훈이더러......” “지성이 차 타고 갈게요.” 무표정한 얼굴과 달리 그의 싸늘한 눈빛이 서수연에게로 확 옮겨졌다. 그녀가 배지성을 택했다는 데에 분노하고 있는 걸까? 그게 왜? 자기더러 소꿉 친구인 임지혜 데려다 주라는 게 뭐가 어때서! 저 의구심 가득한 눈빛은 또 뭐지? 이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 아닌가? 어차피 결국엔 임지혜 택할 거면서. 그의 속내를 알리 없었던 서수연이 가방을 들고 배지성을 따라나섰다. “가자, 나 얼른 촬영장 가야 돼.” 어둡다 못해 이지러진 강준영의 표정은 임지혜도 감히 못 쳐다볼 정도다. “두 사람 갔잖아, 이젠 나 병원 데려다줄 수 있지 준영아?” 그녀는 한 손으론 남자의 옷깃을, 다른 한 손으론 배를 움켜잡고 연기를 이어갔다. “구급차 말고 딱 내 차여야만 한다면 성훈이가 데려다줘도 똑같아.” 10분도 채 안돼 성훈이 앞머리를 휘날리며 달려왔다. “너한테 맡길게——” “네, 제가 꼭 병원까지 무사히 모시겠습니다.” ...... “수연아? 서수연?” “어? 왜? 불렀어?” 서수연이 정신을 번쩍 차리며 배지성과 눈을 마주쳤다.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알아? 무슨 생각해?” “아, 아니야. 그냥 멍 좀 때리느라.” “어디 불편해? 얼마 먹지도 못했잖아.” “걱정 마, 아픈데 없어. 좀 피곤해서.” “그럼 다행이긴 한데 너 지금 컨디션 안 좋아 보여.” 서수연이 제 볼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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