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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8장

“수연 씨, 지금은 연기에만 집중해. 다른 일엔 전혀 신경 쓸 가치도 없어. 일단 커리어부터 성공시켜야지.” 프로듀서가 한마디 거들었다. “괜찮아, 마음 같이 안 되는 일도 겪어봐야 이미지 메이킹도 잘 되거든. 연기는 기교도 중요한데 느낌이 더 중요해. 세상 모든 일 다 겪고 느껴봐야지. 대표작만 있으면 앞으로 배우 생활도 훨씬 순탄할 거야.” 서수연은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미소를 간신히 지어 보였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두 분.” ...... 그 시각, 임지혜의 벤. “준영아, 너 회사 안 바빠? 촬영장엔 어쩐 일이야?” 임지혜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강준영의 옆에 앉았다. 그녀는 벌써 강준영이 여기 온 게 자신 때문이라 단정지은 상태다. “너 보러 온 거 아니야. 할 얘기 없으면 먼저 간다.” 멋쩍어진 임지혜가 그를 붙잡았다. “준영아, 여기까지 왔는데 벌써 가게?” 그리곤 머리를 굴리더니 한마디 보탰다. “수연 씨 연기하는 거 안봐? 요즘 핫하잖아 수연 씨, 다들 얼마나 좋아하는데. 우리 팀 남자 스태프들도 수연 씨 몰래 좋아하더라!” 참나, 그래서 보고도 못본 척 굴었구나. 강준영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연기일 뿐이야, 못본 것도 아니고.” “수연이 네 와이프잖아. 어떤 배역인지 궁금하지도 않아? 게다가 지금 안 나서면 수연 씨 진짜 딴 남자한테 뺏길지도 모른다 너?” 강준영이 믿지 않을까 임지혜는 한껏 과장을 섞어 말했다. 남자는 별다른 말이 없다. 처음 서수연의 연기를 봤을 때부터 언젠가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 “수연아!” 막 울적한 기분에서 벗어난 찰나, 배지성이 버블티 두 잔을 들고 앞에 나타났다. 그가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마침 지나가다가 생각나서 들렀어.” 서수연은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어......나 보러 와준 거야?” “그럼! 여주인공인데 보러 와야지!” 서수연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다시금 옅어졌다. 누구는 그녀가 아닌 딴 여자 보러 왔다지...... 그래도 이젠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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