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8장
할머니는 임지혜가 먹게 될 모든 요리가 다 서수연의 결정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분수도 모르는 여자에게 서수연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게 말이다.
고민하던 서수연이 말을 꺼냈다.
“북엇국이 나을 것 같아요. 지난번에 할아버지 기침 몇 번이나 하시더라고요, 이럴 땐 국으로 몸보신 하시는 게 낫겠어요. 디저트도 느끼하지 않게 목이버섯죽으로 준비하면 좋을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할머니?”
할아버지 컨디션까지 극진히 챙기는 서수연의 모습에 할머니는 더욱 입이 귀에 가 걸렸다.
“그럼 그럼, 수연이가 이렇게 관심하는 거 알면 할아버지도 좋아할 거야.”
서수연이 쑥스러운 듯 발그스레해진 얼굴로 말했다.
“할머니, 제가 할아버지 챙겨드리는 거야 당연한 일이죠!”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손주 며느리가 아닐 수 없다.
“둘만 잘 지내면 우리도 마음 놓고 편히 갈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서수연이 다급히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퉤퉤퉤——방금 그 말씀은 취소예요!”
침을 뱉던 서수연이 화들짝 놀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아, 주방에서 이러면 안 되는데......”
“하하하 애도 참......”
호탕하게 웃는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주방에서 흘러나왔다.
저런 노인네가 왜 자기 앞에선 흠을 잡지 못해 안달이지!
목을 쭉 내뺐지만 당연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강준영은 그때까지도 서류를 검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준영아......”
들썩이며 일어나 옆으로 가려던 순간, 강준영이 짜증난 듯 벌떡 일어나 넥타이를 풀어헤쳤다.
덩달아 일어난 임지혜에게 그가 싸늘하게 말했다.
“급히 회의할 게 있으니까 여기서 기다려. 성훈이 넌 서재로 와.”
“네, 사장님.”
성훈은 올라갈 때까지도 임지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넓다란 거실에 덩그러니 남게 된 임지혜는 분에 겨워 쿠션을 몇 번이나 내리쳤다.
그 바람에 하인이 달려와 무슨 일이냐 묻는다.
또다시 웃는 얼굴을 장착한 임지혜가 땅에 떨어진 쿠션을 도로 주우며 탁탁 털었다.
“어머, 실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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