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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장

지금의 서수연은 방금 전 문 앞에서 마주쳤던 서수연과는 전혀 다른 두 사람 같았다. 강준영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수연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 여자, 또 왜 이러지? 그의 눈빛에 서수연이 머쓱해져선 말했다. “왜요? 여보, 이거 안 좋아해?” “아니, 좋아하지!” 강준영이 음식을 집어 입에 쏙 넣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선 연기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저녁 식사 내내 서수연은 끊임없이 강준영에게 음식을 집어줬다. 물론 즐겨먹지 않는 몇 가지도 섞여있었지만 강준영은 아무 말 없이 다 받아 먹었다. 싸운 게 아닌가 의심하던 어르신들도 그제야 안심하는 모습이다. 식사를 끝마친 서수연은 핑계를 대고 방으로 올라왔다. 연기는 참 힘들어, 어찌나 오글거리는지 헛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다. 막 씻고 나왔을 때, 강준영이 방으로 들어왔다. 다 말린 머리를 정리하며 서수연은 침대 맡에 앉아 덤덤하게 말했다. “두 분 아직 방 안 가셨으니까 이따가 다시 옆방 가서 자요!” 그동안 강준영은 집에 들어온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온다고 해도 객실에서만 잤기에 두 사람은 거의 한 방에서 지낸 적이 없다. 고개를 끄덕인 강준영도 욕실로 들어왔다. 그가 씻고 나왔을 때, 서수연은 발코니에 앉아 있었다. 작은 티테이블엔 우유 한 잔을 놔둔 채로.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그 뒷모습을 한참이나 쳐다본 강준영이 그리로 다가가 옆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왜 이러지 오늘?” 서수연이 아무 말 없이 어르신들 앞에서 연기를 했다 해도 그는 어렴풋이 뭔가 잘못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유 한 모금을 홀짝 마신 서수연은 그가 와서인지 더는 머무르기 싫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못 본 체하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강준영도 뒤따라 들어간다. 잔을 협탁에 두고 자려 하는 서수연을 강준영이 침대 위에 확 눕혔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앞으로 바짝 다가와 서수연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왜 이래? 왜 나 못 본체하지?” “이......이거 놔요!” 발버둥 쳐봤지만 소용 없었다. 두 사람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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