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8장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그들 뒤에서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준영아, 너 거기서 뭐해?”
“아니야 아무 것도.”
앞으로 다가온 여자는 미소 지으며 서수연을 훑어봤다.
“이건 전 세계에 한 벌 뿐인 드레스라던데, 내가 갔을 땐 벌써 누가 예약해 뒀더라고요? 그걸 여기서 볼 줄이야.”
강준영이 직접 골라준 드레스이니 분명 입 벌어지게 값비쌀 줄은 알았지만 딱 한 벌뿐인 스페셜 에디션일 줄이야......
“그냥 빌려입은 것 뿐이에요, 파티 끝나면 돌려드릴 거고요.”
여자가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렇구나.”
무엇 때문인지 여자가 하는 말은 분명 자연스러웠지만 어딘가 서수연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자연스러움 속에 적대심이 뚝뚝 묻어나온달까.
근데, 왜지?
지금 처음 보는 여자를 건드렸을 리는 없고.
이 여자의 적대심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걸까?
설마......
서수연이 곁에 있던 강준영을 올려다봤다.
설마 강준영?
“준영아.”
여자는 또 강준영의 앞으로 와 그의 옷차림을 훑어봤다.
“너한텐 진한 회색이 잘 어울린다고 진작에 말했잖아, 왜 오늘은 블랙이야?”
진작에 말했다라, 알고 지낸지 오래된 사인가?
어딘가 묘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서수연은 호기심에 사로잡혔다.
“이럴 땐 블랙이 낫지.”
강준영은 말수는 적었지만 누가 봐도 남들과 말할 때완 다른 말투를 하고 있었다.
예쁘게 꾸민 여자가 갈수록 눈에 익다, 어느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임, 임지혜 님! 그 여주 주연상 임지혜 배우님!”
“맞아요, 저 임지혜에요.”
임지혜가 싱긋 웃어 보였다.
“오늘 제 생일 파티거든요, 와줘서 고마워요.”
그럼 강준영도 임지혜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온 건가?
멋도 모르고 들어와 생일 파티의 주인공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못 미안해진다.
“어느 집안 아가씨지? 처음 보네요?”
임지혜의 숨은 뜻은 그랬다.
자기 생일 파티에 왜 이런 낯선 사람을 들였냐는.
더 멋쩍어진 서수연이 강준영을 바라봤다.
“저......전 선생님이랑 같이 왔습니다.”
“아, 준영이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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