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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9장

룸 밖으로 나온 강준영이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지폈다. 뽀얀 연기가 앞을 감싸는 순간, 서수연의 모습이 언뜻 눈 앞에 비춰졌다. 하, 설마 전규민 말에 진짜 환각이라도 보이는 건가. 담배를 반쯤 피고 창가로 가 바람을 쐬려던 그는 문득 뭔가 이상함을 느끼곤 고개를 휙 돌렸다...... 담배 연기가 없는 지금, 똑똑히 보였다. 건너편 룸의 문 틈 사이로 서수연의 모습이. 서수연은 웬 중년 남자와 바짝 붙어 앉아 보기에도 다정한 모습을 하고 술을 따르고 있었다. 서수연? 하! 역시 사람 잘못 본 게 아니었네! 돈만 주면 뭐든 다 하는 여자가 맞군! 콧방귀를 뀐 그가 휴대폰을 꺼내 서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막 술을 따르던 서수연은 연락을 받고 잠시 실례한다며 한쪽으로 가 휴대폰을 귀에 갖다댔다. “여보세요?” “어딥니까 지금?” 서수연이 싱글벙글 웃고 있는 오 대표를 힐끗 쳐다보곤 수치스러움에 그 사실을 숨겼다. “저, 저 친구랑 밥 먹는 중이에요. 이따가 집 갈거고요.” “친구? 진짜요?” 강준영의 눈빛이 점차 어두어졌다. 서수연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네, 좀 늦게 들어갈게요.” 강준영은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고는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그가 이 시간에 연락을 한 게 서수연은 그저 이상할 따름이다. 그 생각을 뒤로 하고 다시 오 대표에게 걸어갔다. 술을 따르고픈 생각도 없지만 아니면 쉽게 여기서 빠져나가질 못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오 대표님, 제가 따라드릴게요.” 잔을 부딪힌 서수연은 구역질을 간신히 참으며 또 한번 술을 들이켰다. 그 뒤, 오 대표는 슬슬 본색을 드러내며 서수연의 손을 잡기 시작했다. “수연 씨, 너무 예쁜데 연예인 해볼 생각 없어?” “왜 이러세요?” 서수연이 손을 확 빼내며 뒤로 물러섰다. “이러지 마세요, 전 오늘 언니 대신 사과드리러 온 거니까요.” 오 대표가 끈질기게 들러붙었다. “수연 씨, 너무 딱딱하게 군다! 자, 좀 안아볼까? 분명 엄청 가볍겠지?” 서수연은 그제야 겁을 먹기 시작했다. “건드리지 마세요, 바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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