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2장

이게 얼마나 힘들게 생긴 기회라고. 서수연, 언니 대신 잘해야 돼! 오 대표 앞에서 잘 보여야 한다고! 서유라가 집으로 돌아갔을 땐, 어느덧 야심한 밤. 집에 들어서자마자 이은숙이 위층에서 걸어내려왔다. “유라야, 왜 이제야 와? 어디 갔었니?” “오늘 관계자들이랑 식사자리 있었어요!” 서유라가 이마를 탁 짚으며 일부러 골치 아픈 척을 했다. “아줌마, 배역 하나 따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죠!” 피곤해하는 서유라의 모습에 이은숙이 안타까워했다. “유라야, 고생했어. 얼른 가서 쉬어!” “네.” 서유라가 머리를 감싸쥐고 안으로 들어갔다. ...... 그 시각. 생전 처음 겪는 경험에 서유라는 온 몸이 말로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버겁고 힘들다. 그런 상태는 남자의 몸에 닿을 때라야만이 비로소 사그라 들었다. 남자의 몸을 감싼 그녀가 다소 미숙하게 그의 키스에 화답을 한다. 몽롱한 와중, 그가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가영아......” 가영? 가영이가 누구지? 이튿날 아침. 침대 위의 남자가 눈을 번쩍 떴다. 빠개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은 남자는 제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쳐져있지 않은 걸 보곤 불길한 마음에 고개를 휙 돌렸다. 그 옆엔 들어가도 모를 정도로 단잠에 빠진 서수연이 보인다. 이 여자는 누구...... 문득 어젯밤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 강준영이 반감을 호소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강씨 집안 실권자로서 그의 옆자리를 차지하려는 여자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수법들이 다양해도 늘상 정조를 지켜오던 그가 이성을 잃고 이런 사고를 쳤다니. 어젯밤, 비즈니스 파티에 참석해 평소보다 몇 잔 더 마신 그는 부하에 의해 호텔방으로 데려다졌다. 이 여자는 그 틈에 들어왔던 거고! 강준영은 서수연을 쌀쌀맞게 쳐다봤다. 그의 눈에 서수연은 한자리 차지하려 무슨 짓이든 하는 여자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보였으니까. 이때, 서수연이 눈꺼풀을 파르르 떨다 눈을 떴다...... 정신을 가다듬은 서수연은 눈 앞의 낯선 남자를 보고 화들짝 놀라다 이내 나체 상태의 제 몸을 보건 이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