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9장
고연화는 그 말을 결코 믿지 않은 채 멋대로 말을 이어갔다.
“그 집엔 굉장히 예쁘고 독특하고 가꾸기도 힘든 꽃이 하나 있어, 이름은 월광이야.”
그 말에 모영연의 눈동자가 좌우로 흔들렸다.
“......뭐?”
“강명훈 그 사람이 그러는데 그게 자기 부인이 제일 좋아하던 꽃이래. 그동안 거의 매일이다시피 그 정원에만 붙어서는 정성껏 꽃을 가꿨어, 하루가 그 꽃을 중심으로 맴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심지어 후처한텐 관심조차 주지 않고 침대도 따로 쓴대.”
생각과는 전혀 다른 사실에 놀라던 모영연은 의아해하며 딸을 바라봤다.
“월아, 엄마한테 이런 얘기 해주는 이유가 뭐야?”
“이유랄 건 없어 엄마, 그냥 내가 보고 들은 걸 말해주는 것 뿐이야! 아 맞다, 듣기론 그때 강명훈은 지금 그 여자랑 결혼하기도 싫어했다던데. 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식들은 의학적인 수단으로 임신한 거고.”
모영연의 눈동자는 갈피를 잡지 못해 계속해서 떨려왔다.
의학적인 수단?
말을 끝낸 고연화는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숙이고 만둣국을 먹기 시작했다.
강씨 집안 사람들을 좋게 포장하기도, 감정도 없는 강명훈을 옹호하기도 싫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명확한 사실이었다.
이런 말을 할 계획은 없었으나 서희 아주머니의 말에 감명을 받아 고연화 역시 엄마가 하루 빨리 응어리를 풀고 편한 노후 생활을 누리길 바란다.
아침을 다 먹은 고연화는 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뒤, 도준이를 안고 병실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좀 있으면 도준이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간호사가 오기로 했다.
모영연도 그 말을 듣고는 더는 딸을 붙잡아 두지 않기로 한다.
고연화가 나간 뒤, 모영연은 내내 멍하니 앉아 방금 전 들은 말들을 곱씹었다.
강명훈이 정원에 월광을 심었다?
그건 모영연이 한때 제일 좋아하던 꽃이다, 이 도시의 조건과 기후로는 가꾸기 어려운 월광을 집 정원에 가꾼다니.
양서희는 모영연에게서 긍적적인 변화를 읽어내곤 흐뭇하게 웃어 보였다.
연화가 똑부러지고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아이라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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