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장
고연화는 그를 보며 부자연스럽게 눈을 몇번 깜박이고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네라고 대답한다.
허태윤은 이미 깨끗하고 단정한 슈트로 갈아입은 뒤였다. 아마도 정비서가 방금 가지고 왔나 보다.
고연화는 고민에 잠겨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
“그......제 옷은 다 망가져서요. 실례지만 깨끗한 옷 두벌만 가져다 주시면 안 될까요.”
허태윤은 마구 찢겨진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옷들을 보고는 어젯밤 하마터면 부서질 뻔했던 애송이를 떠올리며 눈가에 웃음을 머금는다.
그리고는 손에 들려있던 쇼핑백을 건네주며 말했다.
“정 비서가 사온건데 치수 안 맞아도 대충 입어요. 집에 가서 갈아입으면 되니까.”
고연화가 쇼핑백을 건네받으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난 그녀는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여자 만나본적 없는 티가 물씬 나는 원피스는 치수는 조금 컸지만 그것 빼곤 문제가 없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남자는 창가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고 고연화는 그런 그의 뒤통수에 대고 덤덤하게 말했다.
“아저씨,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허태윤은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며 썩 기분이 좋지 않은듯 미간을 찡그리고는 연기를 내뿜으며 거의 명령식으로 말했다.
“와요 여기.”
왜 오라는 거지? 고연화는 내키지 않은 상태로 남자와 멀리 떨어진 곳에 멈춰선 채 일부러 거리두기를 한다.
“아저씨 무슨 일인데요?”
허태윤은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며 반쯤 남은 담배 불을 꺼버린 채 말했다.
“아직도 아저씨라고 부를거예요?”
고연화는 이해가 가지 않는듯 묻는다.
“그럼 뭐라고 불러요?”
허태윤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말한다.
“당신 생각에는요? 자기 남편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고연화는 얼굴이 화끈 달라올라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아저씨, 어제 제가 아저씨 도와준거 봐서라도 더는 장난치지 마시죠? 재미없거든요!”
이걸 장난이라고 여긴다?
허태윤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당연하죠. 어젯밤 의리를 지켰으니 저도 섭섭하게 굴면 안 되겠죠.”
고연화는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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