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9장

유영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왜 이래? 사장님이랑 숙모도 있는데! 어, 얼른 이거 놔!” “괜찮다니까, 남도 아니고. 드레스는 골랐어? 입어봐, 보고 싶으니까.” 유영이 허리를 감싼 육호중의 더러운 손을 있는 힘껏 밀어냈다. “그만하라고......” 윤혜영은 육호중을 흘겨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고연화에게로 다가갔다. “봤지? 눈치 빠른 혜영이는 이렇게 알아서 자리 피해준다고!” 유영은 낯 뜨거워 얼굴을 못 들 정도다. “데리고 오질 말았어야 해!” ...... 고연화 역시 육호중과 유영의 스킨십엔 딱히 반응이 없다. 이윽고 곁에 다가온 윤혜영과 최근 토니안의 회사 현황에 대해 얘기하던 중,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낯선 연락처다. 평소라면 당연히 무시했겠지만 혹시나 그 남자가 다른 번호로 연락을 한 게 아닐까 싶어 곧장 전화를 받았다. 허나 들려오는 건 남자 목소리가 아닌 앳된 여자애 목소리. “연화 언니야?” 미간을 꿈틀거리던 고연화는 단박에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리고는 답했다. “그래, 나야.” “언니, 나 기억해? 인하야 인하! 전에 언니가 구해줬던 사람 딸! 그날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만났던......” 진작에 인하인 걸 알고 있었던 고연화였지만 토니안의 딸이라는 걸 생각하니 어쩔 수 없이 경계심이 생겼다. “무슨 일이야?” “연락처는 우빈이한테 물었어. 언니, 오늘 시간 될까? 나랑 엄마가 언니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토니안의 처자식이 고연화를 만나고 싶어 한다? 두 사람이 집을 나왔고 양서희가 토니안과 이혼하겠다 엄포를 내렸다는 사실을 알 리 만무했던 고연화는 그저 이 상황이 이상하기만 하다. “그날 일로 보답하려고 하는 거면 그만 둬, 필요 없으니까.” 인하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아니야 아니야! 보답이 아니라......다른 일 때문에 그래! 언니한테 엄청 중요한 일!” 중요한 일? 혹시 윤준협과 우빈이에 대한? 저도 모르게 궁금증이 생겨난 고연화다. “무슨 일?” “어......이렇게 말하긴 불편해! 언니 시간 될 때